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가운데, 저금리 시대 고배당을 노리고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를 선택했던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하자 리츠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한 나라, 일본만큼은 예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총 11억2727만달러가 일본 리츠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의 리츠 ETF에선 37억9770만 달러가 순유출된 것과 상반된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일본 리츠 ETF 중 노무라자산운용의 ‘넥스트 펀즈 리츠 ETF’의 순유입액이 약 3억723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2위는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코어 재팬 리츠 ETF’로 약 1억7200만달러가 들어왔다.

자료=블룸버그

여전히 ‘제로 금리’를 고수하며 엔화 가치가 크게 내려간 일본의 부동산 경기는 ‘나 홀로 활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초 코로나 확산 이후 96% 초반대를 맴돌던 일본의 주택용 부동산의 월간 임대 점유율은 지난 3월 갑자기 한 달 만에 1.2%포인트가 넘게 올라 97.9%를 기록했다. 일본 주택 가격 지수(2010년=100)는 지난해 말 대비 약 7% 올라 지난 3월 처음으로 130 선을 넘었다. 도쿄 주요 3구(미나토·시부야·세타가야구)의 평당 임대료는 올해 5% 상승하며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초저금리에 엔저가 겹치자 이를 일본 주요 도시의 부동산을 싸게 사들일 기회로 생각하는 외국인이 몰려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골드만삭스와 블랙스톤 등 미국의 대형 투자 회사들이 약 3000억엔 규모의 일본 정부 소유 대형 건물 입찰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홍콩의 국부 펀드와 투자사도 일본의 주거용 부동산을 꾸준히 매입 중이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RE는 외국인 투자자의 일본 부동산 투자 규모가 올해 1조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