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커피콩(생두·원두) 수입액은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 역대 최대치였다. ‘커피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제 커피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한때 커피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발암성 식품’이라는 낙인이 찍혔었지만, 전세계 과학자들의 연이은 연구로 지난 2016년 오명을 벗었다.
일본에선 지난 2015년에 나온 국립암연구센터 발표 이후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일본의 국립암연구센터는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약 21년 동안 40~69세 성인남녀 9만명을 대상으로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와 사망 위험의 상관 관계를 추적·관찰했다. 연구 기간 중 약 1만3000명이 사망했는데, 국립암연구센터는 원인과 결과를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사망 위험은 낮아졌다.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을 기준으로 했을 때, 커피를 하루 3~4잔씩 마신 그룹의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하루 커피 5잔 이상부터는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
사망 원인별로 살펴 보면,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의 경우 커피를 하루에 1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하루 3~4잔씩 마시는 사람의 사망 위험이 36~43% 낮았다.
그런데 아무리 커피가 하루 4잔까지는 건강에 좋은 수퍼 드링크라고 해도 피해서 마셔야 하는 시간대가 있다. <일하는 당신을 위한 쾌면 지도>를 쓴 일본의 수면 전문가 스미야료우(角谷リョウ)씨는 “출근 전에 잠을 깨려고 커피를 아침 일찍 공복에 마시는 사람들이 꽤 많다”면서 “하지만 모닝커피는 잘못 마시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미야씨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그 이유로 들었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체내에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코르티솔은 신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항스트레스 호르몬이죠. 코르티솔 수치는 아침 기상 시점부터 상승하다가 1시간쯤에 피크를 찍고 점점 하락합니다. 코르티솔 분비가 왕성한 1시간 동안 커피를 마시면, 지나친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신체 내의 자발적인 코르티솔 분비 능력은 점점 나빠집니다. 기상 후 1시간쯤 지나서 코르티솔이 거의 분비되지 않을 때가 커피 마시기에 좋은 타이밍입니다.”
그렇다면 오후엔 몇 시쯤 커피를 마셔야 좋을까. 수면 전문가 스미야료우씨는 “점심 식사 이후에 몸이 나른해지기 시작하는 오후 2~4시 시간대는 코르티솔 수치가 낮기 때문에 이때 커피를 마시면 각성 효과가 좋다”면서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효과가 6~8시간 지속되어 수면의 질을 나쁘게 하므로, 저녁 이후에 커피(디카페인 커피는 OK)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