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김윤정·이호용 세무사·곽재혁 수석차장·조영욱 부장)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노후에 가장 필요한 친구는 건강이고, 가장 조심할 친구는 걱정이라고 하죠. 은퇴 후에는 경제 활동 영역이 줄어들고 선택지도 좁아지는 만큼, 자산을 늘리기보다는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은퇴 이후엔 의사 결정을 어떤 순서로 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이 상담자의 3대 고민에 대한 해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1️⃣다주택 정리 : 증여→매도 순으로
2주택자인 상담자는 당장 내년 퇴직 이후의 생활자금 준비가 시급합니다. 현재 자녀가 전세로 살고 있는 강북 아파트를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목동 아파트는 미래 자산 가치 상승이 기대되므로, 지금처럼 상담자가 계속 거주하되,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상담자처럼 다주택자가 매도와 증여를 저울질하는 경우엔 거래 순서를 잘 따져봐야 합니다. 만약 10여 년 전 5억원대에 취득한 강북 아파트를 13억원에 매도한다면, 중과 대상도 아닌데 내야 할 세금이 2억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목동 아파트 증여를 먼저 실행하고, 이후에 강북 아파트를 매도한다면 금액이 달라집니다. 강북 아파트는 1세대 1주택 상태에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내야 할 양도세는 500만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양도세로 2억원 차이가 나는 셈이죠.
물론 목동 아파트를 증여하면, 자녀에겐 증여세와 취득세 부담이 발생합니다. 증여세 부담을 덜고 싶다면, 자녀에게 단독으로 물려주기보다는 자녀와 며느리에게 반반 증여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자녀가 단독 명의로 물려받으면 내야 할 세금(증여세+취득세)이 3억3600만원 정도인데, 부부 공동명의인 경우엔 2억6000만원 정도로 7600만원 줄어듭니다. 자녀가 내야 할 세금은 강북 아파트 전세보증금 반환금으로 납부하면 됩니다.
강북 아파트를 매도하면, 자녀는 새 보금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부족한 자금은 목동 아파트의 부모 전세 보증금을 활용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목동 아파트에는 지금처럼 상담자 부부가 계속 거주할 예정이므로, 자녀 부부와 전세 계약을 하는 겁니다. 부모 돈이라도 전세 보증금이라면 자녀가 증여세 부담 없이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연금 수령 : 10년 후에 두둑이
‘목동 아파트 증여→강북 아파트 매도’ 시나리오 실행 이후의 연금 수령법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퇴직 후 상담자의 금융자산은 국민연금(월 119만원)과 퇴직연금, 주식, 강북 아파트 매각 자금 등이 있습니다. 가계 지출은 세금 제외시 월 200만원으로, 부족한 자금은 월 100만원 정도입니다.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운용하는 만큼, 노후 자금은 절세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안전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강북 아파트 보증금 반환(3억원 가정)과 목동 아파트 전세금 지급(7억원 가정)까지 마치고 하면, 손에 남는 돈은 3억원입니다. 가용 자금 3억원 중 1억원은 부부 각자 명의로 고령자 전용 비과세 저축에 가입하도록 하세요. 1인당 5000만원까지 비과세여서 최종 수익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다음은 보유 중인 현금 자산의 인출 순서를 정할 차례입니다. 먼저 연금 수령의 절세 기본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령기간 10년 초과, 수령나이 80세 이상, 연 수령액 1200만원 이하”(※내년부터 연 수령액은 1500만원으로 상향 예정).
우선 퇴직연금에 있는 돈 1600만원은 퇴직금용 IRP로 이체하세요. 이렇게 해야 퇴직소득세를 30%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절세법이 더 있는데, 10년 후에는 퇴직소득세율이 40%까지 커집니다. 즉 절세 측면에서 보면, 연금은 수령 초기엔 적게 받다가 10년이 지난 시점부터 늘리는 방식이 유리하답니다.
금융회사마다 이런 고객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KB국민은행의 경우엔 ‘자유인출식 연금 수령’이라고 부르는데, 이 방식을 선택하면 연금 수령 신청 직후에는 최소 금액만 받다가 10년차부터 금액이 늘어나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퇴직금용 IRP에 대해 말씀드렸고, 이번엔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불입하고 있는 연말정산용 IRP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연말정산용 IRP의 세금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듭니다. 상담자의 경우 수령시점 나이가 70세 이상 80세 미만이므로 세율은 4.4%입니다. 하지만 만 80세가 지나 받으면 이보다 낮은 세율(3.3%)이 적용됩니다.
상담자의 경우엔 퇴직금 액수가 크지 않고 근속연수도 길어서 일시금 수령과 80세 이후 수령시 퇴직소득세 차이가 크진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약 72만원 절세 예상). 하지만 장수 집안에서 길어진 노후에 대비하고 싶다면, 퇴직 직후 10년 동안은 강북 주택 매각자금 중 1억2000만원으로 노후 생활비(월 100만원)를 보태세요.
10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차곡차곡 모아뒀던 IRP를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월 100만원씩 인출한다면, 연금 수령 7년차에 연금자산은 소진되는데, 그때 2억2000만원(잔여 금융자산 1억8000만원+주식보유자금 4000만원)이 들어있는 통장을 꺼내시면 됩니다.
사적연금은 나이에 따라 3.3~5.5%의 낮은 세율이 적용되지만, 1년에 받는 연금액이 1200만원(세전)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6.6∼49.5%)가 됩니다. 별도의 분리과세를 선택할 순 있지만 16.5%의 비교적 높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연금은 연 1200만원 이내로 수령하는 것이 좋은데, 내년부터 이 기준이 15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건강보험료 : 피부양자 등록
딱히 수입이 없는 은퇴자에게 건강보험료는 매우 부담스러운 지출 항목입니다. 현재 상담자는 직장보험 가입자여서 월급에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퇴직 후 준비가 필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피부양자(건보료 면제) 자격을 갖춰서 직장인 자녀의 건강보험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다만 피부양자가 되려면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주택공시가격의 60%인 재산세 과세표준이 개인별로 5억4000만원 이하이거나, 5억4000만~9억원 구간인 경우엔 연간소득을 1000만원 이하로 유지해야 하고, 재산세 과세표준이 9억원을 초과하면 안 됩니다<아래표 참고>.
상담자는 퇴직 후 연금 이외엔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황입니다. 국민연금 수령액은 연간 소득으로 잡히지만, 사적연금인 연금 계좌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현재 상황에선 건보료로 잡히는 소득이 아닙니다.
상담자의 경우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이 전부 5억4000만원 이하입니다. 따라서 퇴직 후 직장인 자녀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등록을 신청하면 건보료 부담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만약 앞으로 건강보험료 피부양자 자격 기준이 강화되어 재산세 과세표준이나 소득 기준이 인하되더라도, 계획대로 아파트 증여와 매각을 완료하고 연간 소득 2000만원 이하 기준을 충족한다면,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집 연금자산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궁금하다면 조선닷컴 사이트 자산수명 간편계산기(www.chosun.com/service/lifespan)에서 무료로 확인해 보세요. 건강보험료 절감 요령은 KB국민은행 스타뱅킹 앱의 ‘세금아낌이 서비스’에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