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 전경./AP 연합뉴스

애플 주가가 부진한 3분기 실적 전망에 5%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시가총액이 하루새 1600억 달러(209조원)나 증발하면서 세계 최초로 세운 ‘시총 3조달러’선이 붕괴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보다 4.8% 급락한 181.99달러로 장을 마쳤다. 작년 9월 29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날 공개된 애플 실적에 대한 실망이 영향을 미쳤다.

애플은 지난 2분기 81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시장 예상치(816억9000만달러)를 웃돌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감소했다. 아이폰 판매 부진에 사상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3분기 실적 또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최고재무책임자)는 3분기 매출도 2분기 매출 감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3% 정도 하락했으나 정규장에서 낙폭을 키워 최종적으로는 4.8%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그에 따라 전세계 기업 중 처음(종가기준)으로 시가총액 3조달러(3924조원)를 돌파했던 애플의 사총은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2조8620억달러로 내려앉았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 매출 둔화에 우려를 보내고 있다. 실적 발표 직후 애플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CNBC 등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에릭 우드링은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를 기존 220달러에서 21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우리가 아이패드와 맥 매출 뿐 아니라 3분기 가이던스 자체를 과대평가했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톰 포르테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도 애플 실적을 다소 비관적으로 내다보면서 목표 주가를 185달러에서 180달러로 내리고, 투자 의견은 ‘중립’으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