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가상 화폐)보다 더 큰 폭으로 출렁이는 테마주 광풍을 진정시키기 위해 증권사들이 잇따라 조치를 내놓고 있다.

10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달부터 고객들에게 검색량과 매수·매도 주문이 많은 종목을 실시간 집계해 순위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고객이 상위 종목을 보고 다른 투자자들을 따라 추격 매수하는 식의 ‘뇌동매매’를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이 회사는 이차전지 테마주로 꼽히며 매수세가 몰린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 3형제’에 대해 지난 4~5월에 걸쳐 신규 신용거래융자(대출)를 닫고, 기존 신용거래 잔액에는 만기 연장을 중단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나만 투자 기회에서 뒤처질까 하는 포모 증후군을 이용해, 증권사들이 빚투(빚내서 투자)를 조장하고 이자 장사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에코프로 3형제에 대한 신용거래를 중단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일부터 초전도체 테마로 주가가 급등한 덕성과 신성델타테크에 대한 대출을 막았다.

거래 대금에 대한 보증금 개념인 증거금률도 높이고 있다. 증거금률이 높으면 빚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KB증권은 지난 9일부터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그룹주와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나노신소재 등 이차전지 주요 종목들의 증거금률을 기존 20∼40%에서 100%로 상향했다.

KB증권은 앞서 대출 기간에 따라 연 4.9~9.1%로 차등 적용하던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지난 2일부터 신규 고객에게는 60일간 연 4.2%로 내렸었는데, 이번에는 과도한 주가 상승이 있었던 종목에 대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한 것이다.

지난 6월부터 1~7일 단기 신용융자 이자를 면제했던 대신증권은 최근 홈페이지에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한 투자는 주가 하락 시 손실이 확대될 수 있으니 반드시 상환 능력을 고려해 투자하라”고 유의 사항을 안내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증권사의 신용융자 확대가 빚투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