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10일 주식시장에서 화장품과 카지노, 면세점, 항공 등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 관련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폭등했다. 11종목이 상한가(30% 상승)를 기록했는데 이 중 10개가 화장품 관련주였다. 이날 코스피가 0.14% 떨어지는 등 전체 증시는 하락세였지만, 중국인 관광 테마주만 ‘펄펄’ 난 것이다.
이날 한국화장품과 코리아나, 리더스코스메틱, 토니모리, 잇츠한불, 제이준코스메틱, 마녀공장 등 10개 화장품주는 장 초반부터 상한가를 쳤다. 화장품은 방한 중국인의 쇼핑 목록 1위다. 전통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40%가 20~30대 여성인 만큼, 앞으로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화장품 매출이 급증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설화수’ 제조사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7.76% 올랐고, LG생활건강(브랜드 ‘후’)은 13.31% 상승했다.
카지노주도 동반 상승했다. 제주 드림타워 내 카지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이 상한가로 장을 마쳤고 ‘세븐럭’ 운영사인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이 20.45%, 파라다이스가 18.13% 올랐다.
면세점 매출 비율이 80%를 차지하는 호텔신라 주가는 17.3% 상승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의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1689달러(2019년)로 외국인 평균(1239.2달러)이나 일본인(675달러)보다 훨씬 많다. 그만큼 많은 돈을 쓰고 간다는 것이다. 이런 기대감에 현대백화점(+15.4%), 글로벌텍스프리(+15.59%), 신세계(+9.33%) 등 다른 소비주도 대부분 큰 폭으로 뛰었다.
중국인 승객 증가 기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각각 2.90%, 9.42% 올랐다. 저가 항공사인 에어부산(+12.16%), 티웨이항공(+6.56%), 진에어(+6.74%) 등도 들썩였다. 노랑풍선(+17.4%)과 하나투어(+10%), 모두투어(+6.62%) 등 여행사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명품 업체 주가도 올랐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등 명품 업체 주가는 1~2%대 상승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유럽 명품 판매의 약 25%를 중국 국적 소비자가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