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시에서 초전도체 테마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반도체 관련 사업을 했다고 알려진 ‘덕성’과 ‘덕성우(우선주)’, ‘모비스’, ‘파워로직스’ ‘서원’ ‘국일신동’ 등 6개 종목이 상한가(전장 대비 30% 상승)를 기록했고, 관련 테마주로 분류되는 다른 기업들 주가도 10%대 상승 마감했다. 지난 8일 미국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며 하루 새 40% 급락한 이후 며칠간 횡보하던 초전도체 관련 주가가 다시 들썩인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LK-99의 진위를 둘러싼 학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은 국가 연구소 중 처음으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증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투자 심리에 불을 붙였다. 물리학 박사 출신의 한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가 지난 10일 소셜미디어에 LK-99의 초전도성을 인정하는 글을 올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관련 뉴스에 따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출렁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신성델타테크’는 지난 11일 초전도체 관련주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3000억원대였던 시총이 한 달 만에 1조994억원으로 3.3배 뛴 것이다.
전문가들은 ‘묻지 마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신성델타테크는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퀀텀에너지연구소에 투자한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지분을 52.52% 보유하고 있어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됐다. 그러나 정작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작년 말 감사보고서에서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은 시장성이 없어 전액 평가손실로 반영했다’고 공시했다. 그런데도 신성델타테크 주가가 초전도체 바람을 타고 급등한 것이다. 신성델타테크는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한국거래소에 14일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신성델타테크는 홈페이지 등에서 ‘세탁기, 청소기 등 가전 생활부품,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