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전도성과 전자파 차폐 능력을 갖추고 있어 미래 신소재로 꼽히는 맥신(MXene)을 대량 생산하는 길이 열렸다는 소식에 관련주들이 사흘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권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인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네이처의 발표 이후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한 초전도체 테마를 맥신 테마가 대체하는 모양새다.
21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휴비스, 코닉오토메이션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휴비스는 맥신 관련 고분자 나노 복합체 제조방법 관련 특허를 보유 중이라는 이유로, 코닉오토메이션은 맥신 나노 기술로 세탁 가능한 투명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에 성공한 카이스트 최경철 교수가 사외이사로 있다는 이유로 맥신 테마주로 분류됐다. 두 종목 이외에도 태경산업(+27.46%), 아모센스(+20.35%), 경동인베스트(+19.49%) 등 맥신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초전도체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성델타테크, 덕성, 파워로직스 등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여 급등했던 종목들은 이날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맥신 관련주 급등세는 지난 17일부터 시작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인도협력센터 이승철 센터장팀이 맥신이 자기장에 따라 전도성이 바뀌는 특성인 ‘자가수송’을 분석해 표면 분자 분포를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휴비스 주가는 17일 12.7% 오른 것을 시작으로 18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닉오토메이션 역시 17일 20% 급등한 데 이어 18일에도 상한가로 직행했다.
맥신은 지난 2011년 발견된 물질이다. 고성능 트랜지스터, 고주파 생성 소자, 열전소재, 자기센서 등에 활용 가능하다. 하지만 표면에 덮인 분자 종류와 양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균일한 품질의 맥신을 대량생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의 성과로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 이 센터장은 “제조된 맥신을 쉽게 분류할 수 있도록 표면 분자 분석에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균일한 품질을 가진 맥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우선 당분간 맥신 테마를 이용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올해 투자 환경을 보면 신산업 기대감에 따른 가격 상승 모멘텀을 활용한 투자가 수시로 나타난다”면서 “맥신은 상온·상압 초전도체와 달리 이미 실체가 존재하는 신소재기 때문에 당분간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급등락이 반복되는 테마주 특성상 투자에 조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종목이 아니라 기대감 때문에 돈이 몰려 주가가 올라가는 것이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또 “24~26일 열리는 잭슨 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긴축 관련 발언을 한다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는데, 이유없이 급등한 종목은 더 많이 내릴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