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장이 답변해 드립니다

50대 직장인이라면, 정년까지 약 10년 남짓한 시간이 남았습니다. 지금 직장에서의 남은 10년은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을 준비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입니다. 안정적인 급여가 있는 동안 재테크를 잘 해둬야만 직장 밖에서의 삶을 시작할 때 단단한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이하 ISA)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50대 직장인에게 최적인 자산 불리기 수단입니다. 정부의 민생 지원은 신혼부부나 청년층 또는 취약 계층이나 노년층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중장년 직장인들이 세제 혜택을 챙길 수 있는 금융상품은 사실상 ISA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ISA를 ‘중년 1억 통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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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상담자는 작년에 증권사에서 ISA(중개형)를 처음 만들고 ‘맥쿼리인프라’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맥쿼리인프라는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매년 현금 배당으로 약 750원을 줍니다. 24일 종가인 1만184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시가 배당률은 6%대네요.

맥쿼리인프라는 1년에 2회(6월, 12월) 현금 흐름이 생기는 채권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시장 방어력이 탄탄한 편입니다.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개인들이 연금 계좌에서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죠. 하지만 아래 3년 동안의 주가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맥쿼리인프라도 주식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 리스크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상담자는 한 개 종목 뿐인 ISA 포트폴리오를 바꿔 보고자 합니다. 사실 ISA의 최대 장점은 계좌 하나로 거의 모든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상담자는 ISA 자산 대부분을 한 개 종목에만 투자하고 있으니, ISA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ISA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싶다면, 현 시점에서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천합니다. 지난 2월 법이 개정되면서 ISA에서도 국내 채권을 편입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만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의 경우 이달 기준 연 5~6% 안팎의 세전 수익률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채권도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은행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우량 회사채는 회사가 문 닫지 않는 한, 만기까지 보유하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의 현재 금리 수준이나 장기 전망을 고려해 보면, 채권값 변동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은 주식 투자에 비해선 작다고 봅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ISA의 또 다른 장점은 과세 방식에 있습니다. ISA는 각 금융상품의 손익을 합산해서 순수익에 대해서만 과세합니다. 즉 만기 시점에 주식이나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했다면, 채권 이자나 배당소득 등에서 차감한 뒤 남은 금액에 대해 세제 혜택을 줍니다<표 참고>. 주식이나 펀드에서 발생한 손실만큼 비과세 한도가 생긴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ISA에도 아쉬운 점은 있는데, 바로 해외주식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대안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나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ETF 중에서 글로벌 대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평소 해외 자산에 투자했던 경험이 많지 않다면, 미국의 주요 지수인 S&P500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국내 ETF에 투자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국내 미국 S&P500 연동 ETF는 회사간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가 최저 연 0.05%까지 파격적으로 낮아져 투자자에게 유리해졌습니다. 하반기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반도체 ETF나 한국을 대표하는 IT 대형 성장주를 담고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일부 자산을 배분하는 것도 유망해 보입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마지막은 ISA로 매년 2000만원씩, 총 1억원을 만들고 났을 때의 꿀팁입니다. ISA 만기 자금은 60일 이내에 연금저축이나 IRP(개인형 퇴직연금) 같은 연금 계좌에 납입하면 납입금액의 10%(최대 3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에 따라 달라지지만, 최대 45만원 정도 돌려받습니다.

이때 만기 자금 중에서 일부만 연금 계좌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가령 ISA에 1억원이 있다고 해도 300만원까지만 세액 공제를 받고 싶다면 3000만원만 이체하면 됩니다. 다만 이렇게 ISA 만기 자금을 연금 계좌로 이체해서 세제 혜택까지 받고 나면, 만 55세까지 원금을 찾을 수 없고 연금소득세(3.3~5.5%)도 내야 한다는 점을 알아두세요.

ISA를 5년마다 해지하고 다시 가입하는 환승법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ISA는 만기 해지 후 재가입이 가능한 상품입니다. ISA에 매년 2000만원씩 5년을 납입하면 한도 1억원을 채우게 되지요? 의무 납입 기간이 끝났으니 일단 해지하고 다시 ISA를 만들어서 운용하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5년마다 1억원의 납입 한도가 리필됩니다. 기존 ISA도, 새로 만든 ISA도 만기 해지 자금은 전부 연금으로 이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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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연구원이 답변해 드립니다

상담자는 예금 위주로 여유 자금을 굴려왔으며, 국내 대표 고배당 주식인 맥쿼리인프라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원금 손실 위험은 최소화하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라고 보여집니다.

먼저 현재 보유 중인 맥쿼리인프라 종목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맥쿼리인프라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높은 배당수익률(5~8%)을 장기간 지급해왔다는 점에서 안정추구형 투자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 유상증자(309만주, 총 주식수의 7.6% 수준)를 발표한 이후, 지분 희석 우려가 높아지면서 주가 약세가 한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는 인천김포고속도로, 씨엔씨티에너지의 자산 인수와 이와 관련된 부채 상환 목적으로 진행된다는 점, 유상증자 전 대비 현금 배당금(DPS)이 소폭 상승(779원→785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뉴스로만 보긴 어렵습니다. 과거 비슷한 사례를 보면 유상증자 발표 직후에는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려가 해소되면서 주가 회복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맥쿼리인프라를 분할 매수해서 평균 단가를 낮춰 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하지만,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떠올릴 필요가 있죠. 원리금이 보장되는 정기예금 가입과 인컴형 상품 매수를 통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여보면 좋겠습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정기적인 수익이 나오는 인컴형 금융상품도 몇 가지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Kodex 다우존스미국리츠(H) ETF’는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급격한 금리 상승과 임대 환경 악화로 가격이 급락했지만, 최근 견조한 미국 경기 흐름에 힘입어 실적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다우리츠ETF’는 공실이 늘고 있는 오피스빌딩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주거형 건물 비중이 높고, 환(換)헷지 상품이어서 원·달러 환율 변동에 노출되지 않습니다.

작년 말에 처음 나온 만기매칭형 채권 ETF인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 액티브’도 편입을 고려해 보세요.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만기까지 채권 이자 수익을 얻다가 만기 때 원금이 상환되는 신개념 상품입니다.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는 상품명에 나오는 ‘25-11′에서 알 수 있듯 만기가 2025년 11월인 채권 상품입니다. AA- 이상 우량 회사채(56%)와 국채(41%), 현금(3%)으로 구성되어 안정성이 높으면서 연환산 4%대 이자를 매달 받을 수 있어서 보수적인 투자자에게 알맞습니다.

그런데 만약 ISA를 해지하는 시점에 손실 중이거나 혹은 만기가 아직 많이 남은 상품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만기라고 해서 무리하게 매도하거나 서둘러 해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ISA는 만기일이 지나면 과세 방식이 절세 계좌에서 일반 계좌로 바뀔 뿐이지, 계좌가 소멸되는 것은 아닙니다. 즉 ISA에 담은 자산은 만기와 상관없이 현금화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세제혜택 만료일(만기일 포함+30일) 이후에 해지하거나 매도해서 생긴 소득은 일반 계좌와 동일하게 세금(15.4%)을 내야 하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