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증권업계에 최근 급증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테마주 쏠림 현상에 대한 관리 강화를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거래소와 함께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 데 이어 29일 열린 대형 증권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이런 논의가 있었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대비 4조원 가까이 늘어 20조원을 돌파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단기 차익을 노린 테마주 투자까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증권사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금융감독원 등 감독 당국도 한목소리다.

이런 분위기 속에 증권업계는 최근 테마주에 대한 신용융자를 제한하고 나섰다. 예컨대 지난 21일 미래에셋증권이 초전도체 테마주 비츠로테크의 신용융자를 중단했고, NH투자증권은 지난 23일부터 맥신 테마주인 휴비스, 센코에 대한 신용융자를 막았다.

하지만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어려워진 개인 투자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올 상반기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투자가 과열됐을 땐 증권사마다 신용융자 금리 인하 등 이벤트로 빚투를 조장하더니 금융 당국이 빚투를 경고하자 뒤늦게 나선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달 들어 줄줄이 신용융자를 중단·제한하기 시작했지만 그 전에 이미 증권사마다 충분히 이자 수익을 챙기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금투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0곳의 2분기(4~6월) 이자 수익은 7447억원으로 1분기(3503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단 3개월 만에 2배로 급증한 것이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선 “증권사가 공매도로 돈을 벌려 하는데 개인들의 신용 물량이 방해가 되니 (신용융자를)막는 것”이라는 음모론까지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