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등 2차전지 주식 전도사로 일명 ‘배터리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가 금양 홍보이사직과 투자일임사 운용본부장직을 동시에 겸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가에선 “투자일임사의 운용역이 특정 기업의 홍보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유튜브에서 이차전지주 등 주식 매수를 추천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관련 논란은 현재 금융감독원이 감사 중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작가는 작년 2분기부터 현재까지 넥스테라투자일임에서 상근직으로 투자운용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이 회사에서 그가 운용 중인 계약 수는 총 7건으로 119억3500만원 규모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 제재를 계기로 금양 홍보이사직을 관둘 때까지 한동안 두 직책을 겸직한 것이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투자일임사의 운용본부장이 이차전지 회사 임원을 겸직하면서 관련 주식을 추천한 것은 현행법상 겸직금지 및 이해상충방지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 작가는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관련 논란을 즉각 반박했다. 그는 “금양과는 IR 대행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법률자문을 거쳤고 병행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았다”고 했다. 또 자신이 운용한 120억원의 자산에 대해선 “주로 법인 대상 공모주 펀드를 말하는 것”이라며 “추천 이차전지 관련주 매매는 하나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투자일임은)2004년부터 20년간 관리해오던 고객과의 의리 때문에 (병행)한 것이며 총 계좌 수 3개, 총 투자금액 8억원으로 아주 적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박 작가는 관련 내용이 지라시(정보지)로 퍼진 데 대해 “금감원 감사 사항을 누설해선 안 된다는 금감원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는 금융당국과 공매도 기관들의 유착 관계에 대한 증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해상충, 선취매 등 도덕적 흠결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재산상 이익을 많은 부분 포기하며 노력했다”며 “50배가 오른 금양 주식을 단 한 주도 사지 않았고 유튜브를 개설해 유료회원 모집 등으로 거액의 재산을 불릴 기회가 있었는데도 개설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본지에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사항”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난 4일 금감원이 박 작가에게 질의서를 보냈고 관련 내용을 한창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펀드가 금융에 투자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했다.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이다.
박 작가는 금감원으로부터 질의서를 받은 지난 4일 넥스테라투자일임을 그만뒀다. 그는 “넥스테라투자일임에 대한 금감원 감사는 본인을 표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한 바 사랑하는 회사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표를 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작가는 지난 5월 소속 회사인 금양의 자사주 매각 공시 이전에 관련 계획을 유튜브에서 먼저 공개했다가 한국거래소로부터 공시위반 제재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