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제퍼슨 미국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기업경제학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장기 시장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인사들이 금리 인상 필요성이 줄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시장 금리가 이미 크게 올라 사실상 기준 금리 인상 효과가 나고 있다는 것이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 연설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추가 통화정책의 범위와 필요성을 주의 깊게 평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금융 여건의 긴축 상황을 인식하고, 이 점을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설정할 때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을 염두한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금리는 최근 연 4.87%까지 치솟으며 1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중동 분쟁 발발에 9~10일 금리는 소폭 안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준 내 매파로 분류되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이날 같은 회의에서 최근 몇 달간 미국의 금융 여건이 “눈에 띄게 긴축적”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기준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면서 1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 금리로 따진 다음 달 미국의 기준 금리 동결 가능성은 84.3%로 한 달 전(53.0%)이나 일주일 전(71.8%)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