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전쟁으로 중동에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전날보다 1.7% 오른 온스당 1968.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30일(1973.00)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제 금값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6.7% 급등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달 초 1830달러 선까지 하락했던 금값 분위기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향후 금값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의 개입으로 휴전이 이뤄질 경우 금값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당분간 상승세가 꺾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스프랏애셋매니지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라이언 매킨타이어는 이날 로이터 인터뷰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될 경우 금값이 조만간 2000달러 선을 뚫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양해진 금 투자 수단
‘금테크(금+재테크)’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여러 수단을 꼼꼼히 비교해봐야 한다. 최근 금 투자 방법이 다양해진 만큼,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먼저 금은방 등 소매시장에서 골드바 실물을 사는 것은 비용 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1kg 기준으로 판매 수수료가 5%가량 붙는 데다 디자인·세공 비용에 더해 부가가치세 10%도 내야 한다.
은행에서 가입하는 금 통장인 ‘골드뱅킹’은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금 실물 거래 없이 0.01g 단위로 자유롭게 금 거래(입출금)를 할 수 있어 적립식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지정가로 주기적으로 매입·매도하거나 가격과 무관하게 주기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자동이체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다만 매매 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또 원금 보장이 되지는 않는다. 골드뱅킹은 거래 시점의 금 가격과 환율을 반영한 ‘기준가격’을 적용하기 때문에 금값이 올라도 환율로 인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매입·매도 시 기준가격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가 붙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절세 효과로 주목받는 KRX금시장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은 투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라는 장점이 있다. 은행 골드뱅킹이나 금 펀드 등은 매매 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하는데 KRX금시장은 면세다. 부가가치세, 양도소득세도 비과세이며 관세(3%)도 면제된다. 그만큼 가격 인하 효과가 나는 셈이다. 이에 올 상반기 기준 계좌 수가 1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은 “주식처럼 소액으로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데다 다른 금 투자 상품과 달리 각종 세금이 붙지 않아 가장 매력적”이라고 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앱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금 계좌를 개설한 후, 주식처럼 1g 단위로 금을 직접 사고팔 수 있다. 은행이 정한 기준가로 거래되는 골드뱅킹과 달리 시장에서 형성되는 실시간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거래 수수료는 증권사의 온라인 수수료인 0.3% 정도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오후 3시 30분까지 매매할 수 있다. 거래량은 금값이 바닥이던 지난달 말엔 하루 20kg 안팎이었으나 하마스 공습 이후엔 70~80kg대로 증가했다. 한편 금 실물을 인출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때는 10%의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환헤지 가능한 금 ETF
증시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금 ETF(상장지수펀드)는 공격적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기초자산 가격 등락률의 2배만큼 수익을 보는 레버리지 투자나 기초자산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투자 등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상품명에 ‘H’가 붙은 환헤지(위험 분산) 상품을 선택하면 환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달러 가치 변동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고 금 자체 가치에 투자할 수 있다. 한국투자의 ACE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H)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6.1%, Kodex골드선물(H) ETF는 11.19%를 기록하고 있다. 금 펀드는 매입 시 선취판매수수료가 붙거나 총보수가 1~2% 안팎인데 반해, 금 ETF는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