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약 5000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 주가가 24% 가까이 폭락했다.
23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키움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23.93% 내린 7만63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9일 시세조종 의혹으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영풍제지 사태의 여파로 해석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장 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영풍제지는 올 들어 700% 넘게 급등했다가 지난 18일 돌연 하한가를 기록했고 19일부터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영풍제지 주가조작 일당을 체포하고 이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하는 등 사실상 미수거래를 막았다. 반면 키움증권은 최근까지도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가 거래가 정지된 19일에서야 100%로 조정했다. 이에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키움증권의 4분기 실적 쇼크를 우려하고 있다. KB증권은 이날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비용 부담을 이유로 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23.3% 하향 조정했다. 또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2만3000원으로 낮췄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영풍제지의 거래정지 전 3일 평균 거래대금이 34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수거래가 비정상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키움증권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예상 손실금은 영풍제지 거래정지가 풀린 뒤 반대매매가 종료된 이후 1차적으로 집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