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최근 코스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이차전지 관련주가 급락한 여파로 인한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는 최근 외국인 매도 영향으로 2400선을 내줬다”면서 “세계 주요국 증시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이차전지로 인한 착시 효과”라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15일 2601.28에서 한 달여 만인 지난 20일 2375로 8.7% 내렸다. 이 기간 코스피는 미국 S&P500(-5.1%)은 물론, 일본 닛케이평균(-6.8%), 홍콩 항셍(-5.6%), 중국 상하이종합(-4.3%), 프랑스 CAC40(-7.62%), 독일 DAX(-6.9%), 영국 FTSE100(-4%) 등 주요국 주가지수보다 하락 폭이 크다.

그래픽=이진영

시장 안팎에선 코스피 부진 이유 중 하나로 6월 이후 이어져 온 외국인 매도세를 꼽는다. 외국인은 지난 6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00억원어치를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한 것을 시작으로 9월까지 4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달도 20일까지 9200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대신증권이 이차전지 관련 종목을 제외하고 집계한 결과 외국인은 7월부터 이달까지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차전지주 대량 매도가 지속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차전지주는 올 들어 급등했다가 최근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차전지주를 제외하면 코스피 하락 폭도 다른 주요국 증시와 비슷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차전지주를 제외한 코스피 하락률은 6.3%였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불안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차전지를 제외한 업종들 사이에선 새로운 지지권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846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철강, 이차전지주를 팔고 반도체, 기계, 은행주 등을 사들였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번 단기 급락을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비율을 늘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도 주식 비율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업종에 주목하라고 했다.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거나, 수출 회복세가 뚜렷한 업종 중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뒷받침되는 업종이 유망할 것이란 이유다. 다만, 그는 “채권 금리 상승세가 여전히 시장을 억누르고 있어 성장주와 재무구조가 약한 종목은 채권 금리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