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은-세계은행 공동 주최 서울포럼에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미국 재무장관)와 화상 대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연준은 12월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 번의 추가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화상으로 대담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이번 대담은 6~7일 열리는 한국은행-세계은행 서울 포럼을 계기로 진행됐다.

서머스 교수는 “현재 불확실성을 고려해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있고 미국 경제가 꽤 견조하기 때문에 한 번 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도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연준은 너무 낙관적”이라며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대담에서도 재차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조했다. 서머스 교수는 “연준은 현재의 통화 정책 수준을 매우 긴축적이라고 보고, 지금 과도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현재 시장의 주장은 다소 과장됐다”고 했다.

서머스 교수는 “미국 재정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부족한 재정을 메우려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면, 시장에 국채 공급이 늘어 국채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게 된다는 뜻이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 40년간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을 돌아볼 때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우린 지금 가장 위험한 시점에 놓여있다”며 “중앙은행은 매우 극단적인 결과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