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본사./로이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국채 조달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재정적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다.

무디스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다만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다”며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장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 최고 등급을 주고 있는 무디스마저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앞서 S&P는 2011년, 피치는 지난 8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한 단계 낮췄다.

미국 연방정부의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재정적자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1조6950억달러(약 2240조원)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3%에 달한다. 무디스는 “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려는 효과적인 재정 정책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재정적자가 막대한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채무 능력을 유의미하게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정치권 대립도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 의회는 2024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시한인 지난 9월 30일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현재 임시예산안으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막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