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에코프로머티리얼즈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현재가 확인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채남기 한국IR협의회 회장,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병훈 (주)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이사,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송호준 (주)에코프로 대표이사./한국거래소 제공

이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생산기업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가 상장 첫날 60% 안팎 상승하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데뷔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오전 10시35분 현재, 공모가(3만6200원) 대비 60% 가량 오른 5만79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중 80% 넘게 급등하며 6만58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앞서 일반청약에서 70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3조8367억원대로 올라 코스피 시총 84위에 안착했다.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에코프로비엠 등에 공급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조(兆) 단위 IPO(기업공개) 대어로 일찍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리튬 가격 인하,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의 여파로 이차전지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수요예측 절차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7.2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가 희망범위(3만6200원~4만4000원)의 최하단으로 결정됐다.

특히 상장 직전 터진 반도체 회사 파두의 ‘뻥튀기 IPO’ 논란도 악재가 됐다. 지난 8월 코스닥에 상장한 파두는 올해 매출 1200억원을 자신했지만 2분기 5900만원, 3분기 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주가가 공모가 대비 40% 가량 곤두박질쳤다. 주주들은 “실적이 나빠졌는데도 몸값을 부풀려 상장을 강행했다”며 회사와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상장 준비 당시 2분기 실적 잠정치를 알 수 있었는데도 투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 대한 불만이 크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지난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적자 전환에 대해 이례적인 사과 메시지를 내놨다. 파두 사태의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올 3분기 매출 2400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선 파두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는 달리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두는 기술특례상장이어서 철저히 미래의 성장 기대로 공모가가 높게 정해진 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일반상장이어서 올 상반기 실적에 2를 곱한 연간추정실적과 최근 12개월의 실제 성적을 평균해 공모가를 정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는 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와 주로 거래하기 때문에 파두처럼 핵심 협력사(SK하이닉스)의 발주 중단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했다. 이날 다른 에코프로 그룹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가 6.5% 가량 하락해 60만원대로 내려앉았고 에코프로비엠도 4.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