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하루 만에 5.66% 올랐던 코스피 지수가 다음 날 2.33%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6일 무려 7.34% 올랐지만 다음 날부터 5일 내내 1% 이상씩 하락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개별 종목들의 주가 변동 폭은 이보다 더 심했다. 올해 들어 좀처럼 증시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변동성은 어느 때보다 커 투자자들도 혼란스럽다.
국내 상장사의 3분기(7~9월) 실적이 모두 발표된 가운데 17일 오전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을 통해 공개된 ‘머니머니 시즌2′에서는 최근 커진 증시 변동성에 휩쓸리지 않고 재무제표로 좋은 기업을 골라내는 방법에 대해 다뤘다. 머니머니 시즌2는 국내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돈이 되는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콘텐츠다. 이날 영상에선 한국공인회계사회 청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민홍섭 진산회계법인 파트너가 재무제표 보는 방법을 짚어봤다.
민 회계사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인 DART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기업 재무제표는 생각보다 그 기업에 관해 많은 정보와 활동, 의미가 내포돼 있다”며 “주가를 100% 설명해줄 수는 없어도 투자 리스크는 없는지, 재무 구조는 안정적인지 등 다방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말했다.
◇연구개발비 많으면 성장성 큰 기업?
기업 재무제표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단연 매출액과 이익이다. 하지만 이차 전지나 AI(인공지능)·바이오업종 등 신성장 산업으로 분류되는 업종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만으로 그 기업의 가치를 담지 못한다. 통상 기업이 연구·개발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에 따라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연구개발비’는 성장 기업을 분석하는 데 중요 지표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서도 연구개발비로 분류하면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저조한 실적 부담을 일부 덜어낼 수 있다. 하지만 민 회계사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는데 뒤이어 매출이나 수익성 증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업력이 오래된 회사일수록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하지 않고 모두 비용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한 해에만 25조원의 연구개발비를 썼지만 대부분 비용으로 처리했고, 네이버 역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모두 비용으로 인식했다.
민 회계사는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하고도 여전히 실적이 미미하면 단기 실적에 급급해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데만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며 “과도하게 전환사채(CB)를 발행하거나 단기간에 차입금이 급증한 기업들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흑자도산 우려는 ‘순운전자본’으로
민 회계사는 ‘순운전자본’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서 돈을 벌었지만 아직 받지 못하고 묶여있는 현금을 의미하는 순운전자본을 통해 회사에서 현금이 잘 돌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운전자본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더한 금액에서 매입채무를 빼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민 회계사는 “순운전자본은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매출 증가세 대비 순운전자본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다면 회사가 회계적으로 매출이나 이익을 내고 있더라도 현금을 회수하지 못해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코스닥 상장사 A사는 매출 28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대를 올렸지만 91억원의 어음 상환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나기도 했다.
또 민 회계사는 금융감독원이 올해 중점 회계 사항으로 뽑은 ‘우발채무’ 역시 눈여겨봐야 할 지표로 제시했다. 당장 부채로 인식되지 않더라도 소송이나 제3자 채무보증 등으로 언제든지 회사의 재무 상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발부채는 사업보고서에서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항’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투자자들이 주목해서 봐야 하는 지표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머니머니 시즌2’ 영상으로 보시려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서 접속해 보세요.(https://youtu.be/VB4a30Wf8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