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부동산 전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이태경기자

“아무 데나 집을 사도 돈을 버는 ‘부동산 불패(不敗)’ 시대는 끝났습니다.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와 병품아(병원을 품은 아파트)를 모두 충족한 집만 불패 신화를 이어갈 것입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27일 인터뷰에서 “부동산에 투자하면 목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수년간 집값 방향을 정확하게 맞혀 ‘부스트라다무스(부동산+노스트라다무스 합성어)’란 별명과 함께 20~30대 영끌을 부추겼다며 ‘영끌 5적’이라고도 불린다. 이 대표는 내년 부동산 시장을 ‘본격적인 양극화의 시대’로 정의했다. 누구나 원하는 ‘좋은 부동산’은 집값이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지만, ‘나쁜 부동산’은 최근 2년간 하락한 가격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표적인 부동산 상승론자인 이 대표는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후 유진투자증권에서 스타 부동산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하락을 예상했던 2019년 상승을 주장해 맞히는 등 2017년부터 5년 연속으로 집값 향방을 정확하게 맞혀 유명세를 탔다. 이 대표는 다음 달 22~23일 열리는 ‘2024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행사 첫날인 22일 ‘2024년 부동산 전망 및 주목할 핵심 지역’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재테크 박람회는 홈페이지(chosun-moneyexpo.co.kr)에서 사전 등록하면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그래픽=이지원

◇“초품아에 빅 5 병원 근처면 불패”

- 지난주(11월 20일 기준) 강남 집값이 7개월 만에 하락했다.

“통상 매년 10~11월쯤 되면 시장에 냉기가 돌면서 부정적인 전망이 팽배해진다. 하지만 최근 두 달간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를 보면 여전히 거래가 되고 시세 역시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올해 부동산 시장 반등 분위기 속에서도 거래가 잘 안 되던 집들이다. 이런 집들은 올해 상반기보다도 거래가 더 안 되고 가격 역시 떨어져 있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 내년에 2021년 전고점을 회복할까.

“2021년 부동산 시장을 돌이켜보면 너무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된 지역들이 있었다. 모든 지역이 2021년 수준의 가격을 돌파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고, 이미 올해도 인기 지역들은 전고점을 뛰어넘기도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역 간 차이가 굉장히 커지고 있기 때문에 옛날처럼 ‘묻지 마 투자’ 식으로 집을 산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지금은 내가 가진 자산을 ‘좋은 부동산’으로 옮겨놓고 대비해야 하는 시기다.”

- 좋은 부동산과 나쁜 부동산의 구별법은.

“내 머릿속보다 다른 사람 머릿속에 있다. 내 주위에 있는 경제적으로나 연령대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계층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파트만 놓고 봤을 때는 우선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지역이 좋은 부동산이다. 특히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기 좋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차이는 더 커질 것이다. 또 하나 추가할 것은 어른들도 살기 좋은 곳이어야 한다. 즉 ‘병품아’다. 일반 병원보다는 소위 ‘빅5 병원(서울아산·서울대·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이 근처에 있고, 아이 키우기 좋은 곳이라면 앞으로도 ‘부동산 불패’란 말이 유효할 것이다.”

◇“4848보다는 적극적인 8484 전략”

- 1주택자는 언제 집을 갈아타야 하나.

“갈아탈 생각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한다. ‘4848(사고 파는 전략)’보다는 올해처럼 ‘8484(팔고 사는 전략)’가 필요하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상급지로 갈아타는 데 성공한 분들은 본인들이 보유하고 있던 집을 시세보다 훨씬 낮춰 팔았는데, 내년도 마찬가지다. 더 좋은 곳으로 갈아타려고 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지금 더 적극적으로 팔아야 한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머뭇머뭇거리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장이 계속 펼쳐질 것이다. 다주택자나 법인 사업자 등 시장에서 완충 작용을 해줄 매수자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 다주택자 전략은.

“다주택자들에게 호의적인 정책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이번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다주택자들은 점점 줄어들고 1주택자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다주택자분들은 지금 여러 집들을 적당히 정리해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 건축비 올라 ‘로또 청약’도 쉽지 않다.

“최근에 분양가를 보면 서울 동대문구와 송파구가 비슷하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결과다. 청약에 당첨되면 얻을 수 있는 차익이 작게라도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는 해도 모든 지역 아파트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강남 3구처럼 인기 지역 청약을 기다리는 분들은 기다려도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청약 외에 다른 방법으로 내 집 마련을 고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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