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긴축정책이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주식, 가상화폐, 금 등 대체자산이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로 달러화가 약세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 시각)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9로 지난 10월 고점(106.7)보다 2.6%가량 떨어졌다. 1달러당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최근 13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 증시는 훈풍을 맞고 있다. 6일 일본 닛케이 평균은 전일 대비 2% 넘게 반등하며 3만3445.9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가 하락하면서 주식시장 매력이 부각되는 추세”라며 “가치주·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사자’가 지수를 밀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에 금값도 강세다. 지난 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151달러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선 내년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뚫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금리와 달러 강세의 직격탄을 맞았던 가상화폐는 상승세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5% 오른 4만4100달러에 거래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연초 대비 170% 넘게 폭등한 것이다. 비트코인 값은 미국 물가가 꺾였다는 신호가 뚜렷해진 최근 두 달 사이에만 62%가 뛰었다. 조만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될 경우 대규모 기관 투자자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까지 겹쳤다. 내년 상반기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한다는 점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 이더리움도 최근 두 달 새 38% 올라 2200달러를 돌파했다.
시장에선 “작년 5월 테라-루나 사태로 시작된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화폐 혹한기)가 가고 ‘크립토 스프링’이 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