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자들이 부(富)를 쌓는 데는 부동산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 또 부자 10명 중 6명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돈으로 부자가 되는 ‘상속형 부자’였다. 하지만 변화 조짐도 보인다. 40대 이하 부자들인 ‘영리치’는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 비중이 높았고, 10명 중 7명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금융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19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대한민국 부자 보고서’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여기서 부자는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하나은행은 2007년부터 매년 ‘웰스 리포트’ 등의 형태로 ‘부자 보고서’를 내고 있는데, 최근 10년 치를 묶어서 이번에 단행본으로 냈다.

그래픽=박상훈

◇부자 재산의 55%는 부동산

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 부자들이 보유한 총자산의 55%는 부동산이었다. 해외 부자의 부동산 비중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부자의 95%가 자기 집을 보유했고, 자가 외에 추가로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을 훨씬 웃돌았다.

연구소는 “최근 10년간 주택가격이 약 40% 상승했고 부동산 펀드 규모도 7배 이상 성장했음을 고려할 때, 부동산 투자가 부를 일구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가 부동산 자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보존(36%)’,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른 투자 자산에 비해 투자수익률이 우수(32%)’ 등으로 나타났다.

◇부자들, 잃지 않는 투자 중요시

연구소는 그 외에도 우리나라 부자들의 특징을 정리했다. 우선 자수성가형 부자보다는 상속형 부자가 다수였다. 최근 10년 동안 대한민국 부자 10명 중 6명은 상속형 부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과거에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의 유형은 부동산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금‧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되는 추세다.

부자들은 자산을 증식시키기 위해 시장 상황과 흐름에 따라 적극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도 특징이었다. 예컨대 코로나 당시, 10% 이상 수익을 낸 부자는 10명 중 3명꼴로 부자가 아닌 사람의 2.4배에 달했다. 연구소는 “부자는 높은 수익률보다 잃지 않는 투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정부 정책을 비롯한 세제 변화, 국내외 투자 환경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부자들이 수익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시장의 흐름을 읽고 투자를 결정하기 위한 근거 수집에 더 적극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후엔 과감히 투자를 실행했다는 것이 연구소의 분석이다.

◇영리치는 다르다?

연구소는 40대 이하 부자인 ‘영리치’는 기존 부자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리치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 적극적이었다. 영리치 중 20%가 가상자산을 보유했다. 이들은 외화자산 투자, 현물투자, 프로젝트 펀드 등 새로운 투자에도 적극적이었다. 연구소는 “영리치의 영향으로 부자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훨씬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었다”고 했다.

연구소는 금융 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수퍼리치’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수퍼리치들은 “가정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돈의 가치를 배웠다”고 얘기했다. 수퍼리치는 경제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더 빠르고 과감하게 조정했고, 이는 곧 일반 부자가 넘볼 수 없는 투자 수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연구소의 분석이다. 수퍼리치들은 외화자산을 선호하고, 미술품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편, 연구소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경우를 부자로 봤지만 부자들의 눈높이는 더 높았다.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2020년 28%에서 2022년 46%로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작년부터는 이 기준을 300억원 이상으로 보는 비중이 10%를 넘기 시작했다. 게다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사람들은 스스로를 부자라고 인식하지 않는 분위기로 10명 중 2~3명 정도만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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