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는 만기 때 돈을 찾지 않고 연금 계좌로 이체해야 50만원 수익이 생긴다는데, 사실인가요?” “이자와 배당이 2000만원을 넘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었는데, ISA 해지해야 하나요?”

지난 2021년 2월 출시된 중개형 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3년 만기가 다가오면서 가입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중개형 ISA는 주식·채권·펀드·상장지수펀드(ETF)는 물론이고,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상품까지 모두 담아서 관리하는 만능 통장이다. 작년 11월 기준으로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383만명에 달한다.

ISA의 통장 가치는 만기 자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절세 금융상품이 흔치 않은 한국에서 ISA의 자산 증식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ISA 만기를 앞둔 투자자들의 7가지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예상 소요 시간 3분)

※도움말 : 김소연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연구원, 문성근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차장, 박선우 NH투자증권 TAX센터 세무사(가나다 순)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1️⃣ISA 3년 만기 땐 뭘 해야 하나?

3년치 계좌 수익이 얼마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ISA는 수익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인데, 3년 동안의 수익이 200만원 전후라면 해지 후 재가입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비과세 한도를 3년마다 챙기기 위해서다. 단 비과세는 현금화가 끝난 돈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계좌 평가 이익이 아니라, 팔아서 수익 실현된 돈이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자.

또 ISA는 만기 자금을 60일 이내에 연금 계좌(연금저축+IRP)로 이전하면 연금 세액공제 한도가 최대 300만원(납입액의 10%) 더 생긴다. 평소엔 연금 세액공제 한도가 최대 연 900만원인데, ISA를 활용하면 1200만원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만약 ISA 만기 자금 3000만원을 연금 계좌로 이체한다면, 납입액의 10%인 3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13.2~16.5%)를 받고 본인 소득에 따라 40만~50만원 돌려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추가 한도는 해당 연도에만 적용 받을 수 있으니, 연말정산 때 잊지 말고 신청해야 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2️⃣ISA 3년 풍차 돌리기, 왜 하는가.

ISA는 3년 주기로 갈아타야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3년 만기 시점에 해지하고 재가입하면, 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가 전부 새로 시작된다. 연금 계좌 이전에 따른 추가 세액공제(최대 300만원) 혜택도 3년마다 챙길 수 있다. 3년마다 새 ISA 통장을 만들고 ‘ISA 풍차’를 돌리는 전략이다.

단 이자·배당 소득이 2000만원이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ISA를 해지하면 재가입하기 어려우므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또 주가연계증권(ELS) 같이 중도 해지가 어려워서 현금화하기 어려운 상품은 절세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세금은 통장 해지 시점에 한꺼번에 계산하는데, 수익과 손해를 합산하는 손익통산 방식이다. 가령 예금 이자로 300만원을 벌고 ETF에서 100만원 손해라면 최종 수익은 200만원이다. 최종 수익 200만원까지는 비과세, 초과 수익은 분리과세(9.9%)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3️⃣연금 계좌엔 돈을 얼마씩 옮겨야 하나.

ISA 만기 자금을 연금 계좌에 몽땅 옮길 필요는 없다. 일부만 이체해도 된다. 단 만기 후 60일 이내여야 하고 주식이나 금융상품 등은 모두 매도해 현금화된 상태여야 한다. 또 연금 계좌엔 3000만원보다 적게 옮겨야 유리하다. 세액공제 최대 한도가 300만원(납입액의 10%)이기 때문이다. 3000만원 초과 금액은 세제 혜택도 받지 못하면서 돈만 장기간 묶여버릴 수 있다.

ISA 만기 자금 3000만원을 연금 계좌로 옮기면 납입액의 10%인 3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 2700만원은 어떻게 될까? 연금 계좌에 그냥 놔두고 이월시켜서 세액공제를 받아도 되고, 아니면 이듬해에 과세 불이익 없이 인출해도 된다.

4️⃣연금저축과 IRP 중 어디로 옮겨야 좋나.

ISA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과 IRP 중 어디로 옮길지는 가입자의 선택에 달렸다. IRP는 예금이나 채권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지만, 만 55세 이전에는 중도 인출이 불가능하다. 반면 연금저축은 부분 인출이 가능하다. 세제 혜택을 받은 금액을 인출할 땐 기타소득세(16.5%)를 내야 하고 세제 혜택을 받지 않은 금액은 세금 없이 빼서 쓸 수 있다.

중도 해지로 인한 불이익을 피하려면, 연금 계좌를 여러 금융회사에 나눠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ISA 만기 자금은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으로 여러 금융회사의 연금 계좌에 보낼 수 있다. 단 ISA 만기 후 연금으로 이전할 땐 꼭 금융회사에 알려야 한다. ‘ISA 만기 자금을 연금 계좌로 이전하겠다’고 고지해야만 세제 혜택 누락을 피할 수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5️⃣만기 됐지만 계좌 수익이 초라하다면?

ISA는 의무 가입 기간(3년)만 채우면 언제든지 원할 때 해지할 수 있다. 가입 후 3년이 지났는데 수익이 미미하다면 만기를 넉넉하게 연장하는 것도 방법이다. ISA는 매년 2000만원씩, 최대 1억원까지 넣을 수 있는데 연간 한도는 이월된다.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5년 유지하면 1억원짜리 절세 통장이 생긴다.

ISA 계좌 내에서 마이너스 주식이나 만기가 많이 남은 상품이 있다면 일부러 손실을 확정하면서 매도하지 말고 그냥 보유해도 된다. 중개형 ISA는 만기가 지나면 계좌에 씌워 놨던 절세 왕관이 벗겨지는 것일 뿐, 일반 계좌처럼 계속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6️⃣금융소득종합과세 통보 받았는데...

ISA는 3년간 금융소득종합과세(이자·배당소득 2000만원 초과) 대상자였다면 가입할 수 없다. 만약 2024년 1월에 새로 ISA에 가입한다면 2021~2023년의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국세청은 가입한 다음 해에 자격이 되는지 검증하며, 조건에 맞지 않으면 은행연합회에 무자격자라고 통보한다. 무자격자였다면 계좌의 절세 혜택은 사라지고, 감면 세액도 추징당한다.

그런데 만약 ISA에 가입한 이후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가입 시점에 조건을 충족했다면, 그 이후엔 별도의 검증 절차를 밟지 않는다. 만기 이전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었다고 해서 중도에 ISA 계좌가 해지되거나 세제 혜택이 박탈되는 건 아니란 얘기다. 소비자는 만기까지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운용하면 된다.

만약 앞으로 소득이 꾸준히 늘고 자산도 불어날 것 같다면, ISA에 처음 가입할 때부터 만기를 최대한 길게 세팅하는 것이 방법이다. ISA 만기를 9999년(사실상 무기한)으로 설정할 수 있는 금융회사들이 많다. 물론 만기를 9999년으로 해뒀어도 의무 가입 기간(3년)만 채우면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계좌 수는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490만개에 육박했다./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7️⃣ISA 수익 많으면 건보료 폭탄 맞나.

건강보험공단은 국세청에서 보내주는 자료를 기반으로 건강보험료를 산정한다. 그런데 현재 국세청이 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하는 자료에는 사적연금(연금저축·IRP 등) 소득과 비과세·분리과세 금융소득이 제외되어 있다. 원칙상 ISA에서 발생한 분리과세 금융소득도 건보료 부과 대상이지만, 특례 규정 등과 맞물리면서 현재는 부과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언제든 정부가 정책을 바꿔서 ISA 분리과세 소득을 건보료 부과 대상으로 잡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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