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이 오는 10일(현지시각)로 쏠린다.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과 관련한 첫 결정을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대규모 기관 투자자금이 유입돼 비트코인 상승세가 또 한번 탄력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자산운용사 11곳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해달라고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첫 신청의 답변 시한이 이날 돌아온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와 21셰어즈가 공동 신청한 건이다. 여태 SEC가 여러 차례 승인을 연기했지만 이번은 최종 시한이다.
답변 시한이 다가올수록 비트코인 가격은 요동치고 있다. 작년부터 상승세를 탄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일 새벽, 전일 대비 5.2% 올라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4만5000달러선까지 넘어섰다. 테라·루나 사태로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시장 침체기)’가 시작되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상 첫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10% 급락, 4만달러선이 위협받는 등 비트코인 가격은 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서비스 제공업체인 매트릭스포트의 전략 책임자 마르쿠스 틸렌이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20% 급락해 3만6000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부정적 보고서를 낸 영향이다. 비트코인 ETF 승인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전문가들 전망에 따라 가격이 출렁대는 모양새다.
낙관론자들은 설사 SEC가 현물 ETF 승인을 거절하더라도 비트코인이 갑자기 하락 전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 대형 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다음 데드라인인 오는 3월15일까지는 투자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오는 4~5월이면 비트코인 채굴량(공급)이 급감하는 반감기가 도래하는 것도 가격 폭락을 막을 안전장치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