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이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2% 오른 3만3763.18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 한때는 3만3990까지 오르며 작년 7월 기록한 버블 경제 붕괴 이후의 고점을 6개월 만에 경신했다.
8일(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 지수가 2% 넘게 오르는 등 테크주(株)들이 강세를 보인 분위기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일본 증시는 작년에도 큰 폭 상승세를 보였다. 작년 한 해 닛케이평균은 7369포인트 올라 1989년(8756포인트) 이후 3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게 일본 증시의 투자 심리를 개선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작년 11월 중순 33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한 달러당 151.92엔까지 올랐다.(엔화 약세) 다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는 144엔대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중 갈등도 일본엔 호재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올해도 중국을 겨냥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보며 증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거래소의 주주 가치 제고 정책까지 더해졌다. 일본거래소가 작년 4월 주가가 장부 가치를 밑도는 상장사들에 주가 부양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청하자 외국인들이 일본 증시로 몰렸다.
스미토모 미쓰이 신탁은행 시장 전략가인 세라 아야코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최근 일본 상장사들의 지배 구조 개선 노력이 활발한 데다 워런 버핏이 일본 상사 기업에 투자했다는 효과까지 더해져 주목되고 있다”며 “그간 저평가됐던 일본 닛케이가 거품(버블) 경제 붕괴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