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가짜 뉴스’가 퍼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했다. SEC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해킹되면서 15분간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그 사이 비트코인 가격은 4만8000달러(약 63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4만5100달러(약 6000만원) 수준으로 6% 급락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1분 SEC의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오늘 SEC는 미국 내 모든 등록된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 상장을 승인한다”는 발표문이 떴다. 이 ETF가 출시될 경우 대규모의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 투자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가상화폐 업계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오랫동안 호재로 기다려왔다.

해당 게시물은 수백만 건 이상 조회됐다. 로이터·스푸트니크통신 등 외신도 SEC의 X를 인용해 바로 속보를 냈다.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축하 광고를 게시했다. 시장에서는 “역사적인 날”이라는 환호가 쏟아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SEC의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4만8000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15분 뒤 SEC 위원장인 게리 겐슬러는 자신의 X에 “SEC 공식 트위터 계정이 해킹됐으며 승인받지 않은 트윗이 게시됐다”며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과 거래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4만5000달러대까지 미끄러졌다.

SEC는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가짜 뉴스를 일부러 흘려 비트코인 가격을 조정해 막대한 수익을 챙긴 세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SEC는 “비트코인 ETF가 승인됐다는 게시물은 SEC 직원이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를 조사하고 무단 접근 세력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허위 게시물이 잠시 비트코인 가격을 급등시켰고, 이게 사기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엄청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SEC는 조만간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