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경제 연착륙 기대가 커지며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는 반면, 중국 증시는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은 0.5% 상승한 4894로 거래를 마감,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전일 대비 0.2% 상승한 1만5510으로 마감해 역사상 최고점(1만6057)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중국 증시는 장기 하락세에 빠져있다.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300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지난 22일 장중 3208.43까지 떨어져 5년 새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날 홍콩 항셍 지수도 1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를 비롯해 부동산 경기 침체, 경기 악화, 미국과의 갈등 등 문제가 부각되며 해외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이 6조달러(약 8017조원)에 달한다.
외국인뿐 아니라 중국인들도 자국 증시를 탈출해 미국과 일본을 향하고 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중국 자산운용사 화샤기금(차이나에셋매니지먼트)의 ETF(상장지수펀드)는 순자산 가치 대비 14~20%가량 웃돈이 붙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자본 통제가 강한 중국에서 해외에 투자하는 ETF의 인기가 높다 보니 웃돈까지 붙는 것이다.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이 회사 ETF는 18%의 웃돈이 붙었다고 한다.
계속되는 투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23일 중국 정부가 2조위안(약 372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증시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장기적 효과는 불투명하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이나 소비 경기 등 중국 경제의 근본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재정 정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증시 부양책의 지속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