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前) 대통령이 대선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최근 국내 증시에서 풍력주 등 신재생 에너지 종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현 바이든 정부의 대표 친환경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백지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력발전기용 베어링을 수출하는 씨에스베어링과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역할을 하는 타워 제조사 씨에스윈드는 미국 공화당 첫 대선 경선 소식이 전해진 지난 16일 대비 이날 주가가 각각 7.4%, 13% 떨어졌다. 풍력 발전 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솔루션과 SK오션플랜트는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14%, 15% 빠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이어 지난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이기면서 대선 후보 가능성이 높아졌고, 더 나아가 대선도 유리하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도 IRA를 없애기는 어려워 풍력 종목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를 폐지하는 절차가 까다로울 뿐더러 폐지한다 해도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들어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때인 2020년 풍력 발전 설치량이 역대 최고로 급성장하는 등 오히려 성장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예고한 만큼, 금리 방향성도 성장주인 신재생 에너지 종목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성장주는 금리가 낮을수록 가치 평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