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환원책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한 기아가 31일 현대차 시가총액을 앞질렀다. 현대차가 기아를 인수하면서 현대차는 ‘형님’, 기아는 ‘아우’에 비유됐는데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아우가 형님을 뛰어넘은 것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아 주가는 이날 전날 대비 5% 상승한 10만2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다. 이로써 기아 시총은 41조3703억원으로 같은 그룹사 현대차(41조1640억원)를 뛰어넘어 코스피 시총 6위에 올랐다. 현대차도 이날 2.4% 상승한 19만46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기아의 최근 주가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기아 주가는 최근 나온 주주환원책에 힘입어 질주하고 있다. 최근 2주 사이 15%나 올랐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기아는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중 절반을 상반기 중 소각하는 내용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나머지 자사주도 올해 3분기 경영목표를 달성할 경우 소각할 방침이다. 결산 배당액의 경우 기존 대비 2100원 오른 5600원(배당률 6.0%·배당성향 25%)으로 정했다.
이에 외국인은 이날도 기아 주식을 797억원어치 사들였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기아 보다 3조원 가량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기아 대비 낮은 수준인 4000억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향후 기아 주가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미만인 종목들에 개선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기아는 PBR이 0.9배로 낮은 수준이라 추가 주주환원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