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용 반도체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 강세에 힘입어 대만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4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2% 넘게 오르며 알파벳을 제치고 미국 기업 시가총액 3위에 오르자 15일 대만 증시에서 엔비디아에 AI칩을 공급하는 TSMC 주가가 10%가량 급등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대만 증시 시총의 30%를 차지한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3% 오른 1만8644.57로 거래를 마감해 2022년 1월 기록했던 종전 사상 최고치(1만8526.35)를 2년여 만에 갈아치웠다. TSMC 주가가 이날 장중 9.8% 급등하며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TSMC 상승폭은 2020년 7월 이후 최대였다.
TSMC는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꼽힌다. 엔비디아 훈풍을 타고 올 들어서만 주가가 18%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AI 관련주에 몰두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칩 제조업체와 기타 기술기업 주가가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TSMC가 애플과 대량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가에 호재가 됐다.
대만 증시는 당분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대만증권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일본식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대만 상장사 PBR은 평균 2.1배인데 이를 더 높일 경우 외국인 투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셔먼 린 대만증권거래소 이사장은 “자본시장 강화를 위해 상장사가 기업 PBR을 검토하게 하고,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나 정보공개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