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대장주인 도요타가 지난 15일 7년여 만에 한국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제치고 아시아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섰다.
16일 닛케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 시가총액은 15일 기준 55조1772억엔(약 490조원)으로, 삼성전자(436조원)를 7년여 만에 역전했다. 시가총액은 주가와 발행 주식수를 곱해 나오는 것인데,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최근 도요타는 엔저발 호실적을 등에 업고 연일 신고가를 갈아 치우고 있다. 올해 주가 상승률도 30%에 달한다. 지난 14일 장중에 3464엔을 찍으면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 급등에 힘입어 도요타는 일본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50조엔(약 444조원)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에다 오너 일가의 블록딜(주식 대량 매도) 등의 여파가 겹치면서 올해 주가가 9% 하락했다.
전날 도요타가 삼성전자 시총을 따라잡으면서 생긴 54조원의 한일(韓日) 대장주 시총 격차는 이날 장이 마감한 이후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이날 오전 일본 증시에서 도요타 주가는 전날보다 1% 올라 시총이 약 495조원에 육박한 반면, 삼성전자는 오전장에서 주가가 전날보다 더 떨어져 시총이 434조원으로 줄었다.
도요타는 지난 6일 실적 발표에서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보다 84% 증가한 4조5000엔(약 39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에서 5500억엔이나 상향 조정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엔저 시대에는 일본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다.
아시아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다. TSMC의 시총은 전날 기준 18조900억대만달러(약 769조원)였다.
한편, 일본 닛케이평균은 이날 오전 전날보다 1.9% 올라 3만8865엔까지 찍으면서 지난 1989년 버블시기에 기록했던 역사상 최고치(3만8915엔)에 바짝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