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가 접한 많은 위기가 기후변화에서 비롯됐어요.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과 우리와 관련된 비즈니스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4일 오전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을 통해 공개된 ‘재테크 명강 1부’에서는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기후변화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에 따른 투자 전략 등에 대해 강연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도 대표는 2010년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및 소셜벤처 전문 컨설팅 회사 임팩트스퀘어를 창업했다. 서울대와 한양대에서 관련 수업을 하고 있고,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도 대표는 여러 산업에서 최근 벌어지는 현상들을 통해 기후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우선 그는 유럽에서 관광객이 많이 타는 비행기 노선은 탑승객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도 대표는 “유럽 젊은이 사이에서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비행 수치심)’이라는 말이 퍼질 정도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타자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첨단 기술 산업 분야에서 물과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에서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도 대표는 “예전엔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지역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지역 주민들이 무조건 환영했지만, 이제는 단전(斷電)·단수(斷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면서 “전기와 물을 덜 쓰고 생산량을 맞출 수 있는 기업이 유망하다”고 했다. 기후변화를 계기로 ‘날씨 보험’을 내놓은 인도의 한 보험사가 ‘대박’을 내는 등 보험업 역시 변화에 직면해 있다.
도 대표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은 기후변화 원인 물질을 줄이는 ‘미티게이션(mitigation·완화)’과 변화한 기후에 적응하는 ‘어댑테이션(adaptation·적응)’으로 나뉜다”면서 “이런 부분에서 새로운 설루션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은 그 기업이 가진 철학과 혁신에 기반을 둔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영국의 세계적인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 등이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 만든 대표적 기업들이라고 소개했다.
도 대표는 투자 대상 산업을 고를 때 전방위적으로 바뀌는 기후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만의 철학을 비즈니스에 반영하는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