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규모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만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한 홍콩H지수 ELS는 15% 넘는 수익을 돌려줘 화제가 되고 있다. 2021년 판매된 홍콩H지수 ELS는 올 초부터 3년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에서 2021년 3월 5일 발행한 25738회 ELS는 3년 수익률이 15.48%를 기록했다. 이 ELS는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 S&P500 중 하나라도 종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43% 미만인 적이 없는 경우에 연 5.16% 수익률로 상환되는 상품이다. 즉, 이 상품의 녹인(knock-in·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수준) 비율은 ‘43%’라는 것이다. 통상 녹인 비율이 50% 이하일 때 저(低)녹인 ELS라고 부른다. 지난 4일이 만기였는데 조건에 들어맞아 7일 수익 상환 예정이다.

이 ELS가 발행된 3년 전 홍콩H지수는 1만1325.58이었다. 녹인 비율에 따라, 홍콩H지수가 이 기준가의 43%인 4870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야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022년 10월 31일 홍콩H지수가 4939까지 떨어지며 ‘지옥의 선’을 겨우 69포인트 웃돌았다.

만약 녹인 비율이 45%로 2%포인트만 높았으면 이 ELS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고, 만기 때 지수 하락 비율만큼 손실 상환됐을 것이다. 지난 4일 홍콩H지수는 5713으로 3년 전 최초 기준가보다 50%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녹인이 ‘신의 한 수’가 된 사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