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될 전망이다. 15개 주(州)에서 동시에 경선이 진행된 지난 5일(현지 시각) ‘수퍼 화요일’ 이후 공화당 대선후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하차하면서 ‘바이든 VS 트럼프’의 대진표가 조기에 확정된 것이다.
증권가는 당선 시나리오에 따른 정책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다면 주식시장의 혼란은 비교적 덜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전기차 등 기존 정책의 연속성이 예상된다. 7일 한국투자증권은 바이든 대통령 연임시 수혜주로 퍼스트솔라, 자일럼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 기업과 유나이티드 헬스그룹, HCA헬스케어 등 헬스케어 업체들, 그리고 인프라 기업 중에선 캐터필라와 GE, 유나이티드 렌탈을 추천주로 꼽았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백악관으로 귀환할 경우엔 바이드노믹스(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 수혜주들이 거꾸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어 전기차, 이차전지 업종 주가에 악재가 예상된다.
그러나 반론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전면 무력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트럼프 탠트럼(발작)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연기관차 제조업 재건, 석유·석탄 등 전통 에너지 시대로의 회귀, 약값 인하(건강관리) 등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로 인한 무역 마찰이나 군사적 갈등도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최근 야후파이낸스는 트럼프 수혜주로 보르드릴링과 씨드릴(석유 시추), 포드(자동차), 럼블(우파 동영상 플랫폼), 엑슨엔터프라이즈(경찰·군 증거 관리 플랫폼, 무기 개발), 베이커 휴즈(유전 서비스), JP모건(은행) 등 7개를 선정했다.
다만 증권가는 대선을 앞둔 올해 2~3분기에는 주식시장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양당의 대선 정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업종별로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대선이 끝나면 주식시장은 환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대에 진행된 미 대선 이후 S&P500 지수는 80%의 확률로 상승했다. 대선 이듬해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뉴욕증시 3대 지수와 러셀2000 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7.4%로 집계됐다. 겐나디 골드버그 TD증권 미국 금리 전략수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법인세 인하 등 규제 완화, 친기업 정책으로 주식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했는데, 이번엔 15%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