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8일(현지시각) 사상 처음으로 개당 7만 달러를 돌파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도 이날 한때 온스당 2200달러를 뚫으며 또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비트코인, 금값 나란히 천장 뚫어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7만199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5일 6만9000달러 선을 뚫으며 2021년 11월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 사흘 만이다.

이날 6만7000달러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갑자기 매수세가 유입되며 순간 7만달러까지 솟았다. 이후 다시 하락해 현재 6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다가오는 점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비트코인이 ‘거품’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감소하고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4만2000달러까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원화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9600만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 프리미엄’은 4%대다. 그만큼 원화 비트코인이 더 비싸다는 뜻이다.

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올해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94% 오른 온스당 218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은 7거래일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쓰고 있다. 장중 한때 2203달러를 기록하며 2200달러를 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5% 급락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로이터

금값과 비트코인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 황제주 엔비디아 급락에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8% 떨어진 3만8722.6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65% 내린 5123.6에, 나스닥지수는 1.16% 떨어진 1만6085.1에 마감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장 초반 약 5% 오른 974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이내 하락세를 보이며 5% 넘게 급락한 상태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 31일 이후 9개월여 만에 최대폭 하락이다.

인텔(-4.66%), 브로드컴(-6.99%), AMD(-1.89%),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37%), 암 홀딩스(-6.65%), 마벨 테크놀로지(-11.36%) 등 최근 급등했던 반도체주식도 모두 급락 마감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엔비디아 하락이) 장기적인 상승 잠재력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투자자들이 조금 앞서 나가면서 과매수 상황에 이르렀고, 일부에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