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은행권의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작년 900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작년 말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모습. /연합뉴스

국내 비은행권의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작년 900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비은행 금융회사의 부동산을 매개로 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보증, PF 유동화 증권, 부동산 신탁, 부동산 펀드, 특별 자산 펀드 등을 뜻한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권 밖에서 거래가 이뤄져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이 지난해 926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전년인 2022년 88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1년 만에 4.5%가 증가해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 국내 비은행권의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2013년(223조원)에 비해선 4.2배로 늘었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그림자 금융 비율도 2013년 15%에서 2023년 41%로 확대됐다.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자금 중개 경로가 길고 복잡하며, 차입(레버리지)이 큰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부실화될 경우 금융회사들이 연쇄적으로 손실을 입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며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도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실질적으로 감소하지는 않았다”며 “부동산 그림자 금융이 우리 경제의 위험 요소가 되지 않게 관리하고, 더 생산적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