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자 반도체주에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금액도 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5237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25일 5463억8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1년 5개월여 만의 최대 규모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또 다른 국내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125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 2021년 10월 18일 기록했던 3227억5000만원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이달 들어 지난 2월 말 대비 각각 약 10%,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신용거래융자 증가율은 6%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빚투’ 열기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인 HPSP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9일 983억5000만원으로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검사 장비를 만드는 리노공업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 14일 575억6000만원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최근 국내 반도체주는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좋은 실적,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 등을 배경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삼성전자의 HBM을 검증하고 있다” 등의 발언도 반도체주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