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철원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전 중인 한국 사회가 ‘돌봄 절벽’을 마주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육아와 간병 등 돌봄서비스 부문에서 일할 사람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앞으로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어나 이런 문제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 크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돌봄서비스직 노동 공급 부족 규모는 2042년 61만~15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이나 노인 등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소비자 입장에선 비용이 치솟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지난해 간병비와 가사도우미 비용은 2016년에 비해 각각 50%, 37% 올랐는데, 같은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28%)을 큰 폭으로 웃돈다.

그래픽=이철원

이렇게 치솟은 돌봄 비용은 결국 각 가정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된다. 지난해 간병비는 월평균 370만원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고령 가구의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가구의 소득)인 224만원의 1.7배 수준이다. 가사·육아도우미 비용도 월 264만원에 달한다. 가장이 30대인 가구 중위소득(509만원)의 50%를 넘는다.

이런 돌봄 비용이 부담스러워 생업을 포기하고 스스로 노인이나 아이를 돌보는 ‘셀프 간병’ ‘셀프 육아’에 나서는 사람도 많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최모(37)씨는 “육아휴직 후 복직했는데 베이비시터 비용이 시간당 1만5000원 정도”라며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아이 돌봄을 맡겨도 100만원 넘는 돈이 나가니 일을 관둬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