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초콜릿<사진> 한 조각을 곁들이는 여유가 사치가 될지도 모르겠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초콜릿의 재료가 되는 코코아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t당 90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거래된 코코아 가격은 9649달러로,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구리 가격(t당 8745달러)보다 높았다.
커피 원두 가격도 오르고 있다. 올해 초 t당 2000달러 초반 부근이었던 로브스타종 선물 가격이 지난 25일에는 3412달러(런던 선물거래소)까지 올랐다. HSBC는 보고서에서 “초콜릿과 커피 같은 대표적인 기호 식품들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명 ‘초코플레이션’이다.
코코아 가격이 오른 건 주요 재배지인 서아프리카의 악천후와 작물 질병으로 수확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십 년간 투자가 미비한 데다 수백만 명의 빈곤한 코코아 농가에 대한 지원 부족으로 기후 영향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31일 부활절을 앞두고 ‘이스터 에그(부활절 달걀)’를 만들기 위한 초콜릿 수요는 급증하고 있어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내 제과점들은 초콜릿 바 크기를 줄이거나, 다른 재료로 만든 ‘이스터 에그’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커피 원두의 국제 가격도 꾸준히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후변화에 따른 엘니뇨(태평양 지역 수온 상승 현상) 현상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원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브스타종 최대 생산국인 베트남 커피 농장의 작황 부진이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줬다.
이는 커피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스타벅스는 지난달 드립 커피 톨 사이즈 가격을 355엔에서 382엔으로 인상했다. 세븐일레븐도 가격을 소폭 인상했고, 네슬레 재팬은 오는 5월부터 ‘네스카페 엑셀라’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