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함께 3~5년마다 찾아오는 실손보험료 갱신 고비. 가뜩이나 고물가에 시달리는 중년 직장인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특히 2017년 3월 이전에 가입한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갱신 시점이 될 때마다 고민이 커진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나뉘는데,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65%인 2400만명이 1~2세대에 속한다.

1·2세대 실손보험은 왜 ‘보험료 폭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줄기차게 오르는 걸까. 보험사들의 설명은 이렇다. “실손보험료는 1~5년 주기로 갱신되는데 가입자 연령이 높아지면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위험률이 높아지므로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특히 1·2세대 실손보험은 갱신 주기가 3~5년으로 길어서 갱신 시점에 몇 년 치 위험률 상승분과 연령 증가분이 한꺼번에 반영되기 때문에 체감이 더 클 수 있다.”

그래픽=양진경

반갑지 않은 불청객 같은 실손보험료 갱신, 조금이라도 비용 부담을 덜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회사가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단체 실손보험 제도를 시행 중이고 개인적으로 실손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고 있는 상태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중지시키면 된다. 즉 단체 실손보험과 중복되는 보장 항목이 있는 본인의 실손보험을 잠시 중단시켜서 보험료를 내지 않다가 퇴직할 때 재개하는 것이다.

개인 실손보험을 재개하는 시점에는 내가 원래 가입하고 있던 실손보험 혹은 현재 팔리고 있는 새로운 실손보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개인 실손 전체가 아니라, 일부 보장만 몇 개 골라서 중단해도 된다. 최근 실손보험료가 월 14만원으로 올라 고민이 컸던 회사원 이모씨는 “실손보험료가 너무 올라서 살펴봤더니 질병 입원비 관련 보험료가 7만원으로 가장 컸다”면서 “단체 실손에서도 똑같은 보장을 받을 수 있어서 해당 항목은 중지했고 월 보험료를 7만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개인 실손보험을 중단하려면 각 보험사 고객센터로 직접 찾아가야 한다. 단체 실손과 개인 실손의 보장 항목이 동일하지 않으면 일시 중단이 안 될 수도 있다. 단체보험 가입 증명서(보험사에서 발급) 등 증빙 서류가 필요하다. 중단시킨 개인 실손보험은 퇴사 이후 1개월 내에 부활시켜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한 달이 지나면 예전 보험을 되살리는 것이 불가능하고 새로 가입해야 한다.

참고로 2013년 4월 이후 판매된 2세대 실손보험에는 ‘15년 변경 주기’가 있다. 15년마다 보험사가 보장 내용을 변경할 수 있어서 15년 주기가 끝난 후에 재개하면 원래 상품으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은 변경 주기가 5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