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발표되면서 비트코인 등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 화폐 가격이 14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주말에 이란의 공습 소식이 발표되면서 그 영향이 증시나 원유 시장 등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진 않았지만, 24시간 운영되는 가상 화폐 시장부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코인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후 1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02% 하락한 6만3900달러에 거래 중이다. 6만6000달러 대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은 전날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한 때 7% 이상 하락해 6만2000달러 선으로 주저 앉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6만 2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약 20일 만이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이날 오후 6.33% 떨어진 302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솔라나는 9.55% 하락한 138달러, 도지코인은 10.77% 하락한 0.15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같은 비트코인의 가격 폭락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성 증가에 따라 위험 자산인 가상화폐 자산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 블룸버그도 “비트코인은 지난 13일에만 7.7% 가량 하락하면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한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온스당 240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유가도 상승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0.45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0.71달러(0.8%) 상승했다. 브렌트유도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오르면서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뉴욕 증시는 지난 12일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 충돌 임박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미 급락 장세를 보인 채 마감한 상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4%(475.84포인트) 급락한 37,983.24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각각 1.46%, 1.62% 하락했다. 지정학적 불안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미 3대 지수 모두 1% 이상 하락한 것이다. 주요 기술주들과 반도체주들도 하락했다. 테슬라는 2.03%, 메타플랫폼스 2.15% 가량이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2.68% 가량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