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한 14일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식시장은 큰 충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휴장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중동 증시는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문을 연다.
이스라엘의 35개 주요 기업 주가를 반영하는 TA-35 지수는 14일 전거래일보다 0.1% 상승한 1935.14로 출발한 뒤 소폭 등락하다 0.27%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다울(TASI)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3%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가상 화폐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4.41% 하락한 6만4500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5시 55분쯤 6만150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가상 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7.02% 떨어진 3049달러 선에 거래됐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불안정이 심해지자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인 가상 화폐를 매도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안전 자산인 금(金)과 달러 가치는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2440달러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우려 때문에 안전 자산인 금값이 먼저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월요일(15일)에 금 거래가 재개되면 금값은 새로운 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달러 가치 상승으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12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1.3원 오른 1375.4원으로 마감하며,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향후 금융시장 움직임은 확전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 확대로 주식 매도세가 심화될 수는 있지만 지정학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면서도 “긴장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세계 무역의 혼란으로 큰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