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공모주의 상장 첫날 가격 제한 폭을 400%까지 확대한 이후, 상장일에 최고가를 찍고 하락한 종목이 전체 공모주의 64%에 달했다. 2일 한국거래소가 작년 6월 26일 제도 변경 이후 데뷔한 주식 127개(스팩 포함)를 분석한 결과다.
상장일 최고가를 찍고 현재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의약품 유통 업체인 블루엠텍(공모가 1만9000원)이었다. 작년 12월 13일 상장 당일 7만5900원까지 치솟았지만, 4월 말 종가는 1만3350원으로 82.4% 폭락했다. 또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시큐레터는 작년 8월 상장해 공모가 대비 3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감사 보고서 의견 거절로 상장 8개월 만에 퇴출 위기에 몰려 있다.
작년 12월 국내에서 첫 따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 상승) 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모았던 이차전지 장비 업체 케이엔에스는 상장 사흘째 되는 날에 12만3700원까지 올랐지만, 4월 말 종가는 3만1300원으로 최고가 대비 75% 빠졌다.
상장 당일 최고가를 찍지 못했지만 뒷심을 발휘해 상장일 종가 대비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종목은 세포분석 장비업체인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였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낮아서 희망 공모가의 최하단(1만3000원)에서 가격이 정해졌는데, 반전 드라마를 썼다. 4월 말 종가는 5만9000원으로, 상장 첫날 종가(1만7330원) 대비 240% 올랐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주는 거래 첫날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며 “공모주 보유자 입장에선 비싸게 팔 기회이지만 새로 매수하는 사람은 손해 볼 확률이 높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