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는 지난 3개월간 6.8% 하락했다. 현재 PER(주가수익비율) 26.3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과거 평균보다 낮다. 주가는 부진한 분기 실적을 이미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3개월간 스타벅스 주가는 19.8% 하락했는데, 주요 비교 기업인 맥도날드는 5.7% 하락했고, KFC 모회사인 염브랜즈는 5% 상승했다. 지수와의 상관 관계는 0.23으로, 3년 평균(0.57)보다 낮다.”
7일 미래에셋증권이 공개한 미국 주요 기업 분석 리포트 중 일부다. 언뜻 보면 여느 리포트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인공지능(AI) 애널리스트가 단 15분 만에 작성한 것이다. AI 애널은 보고서에서 애플, 스타벅스, 엑슨모빌 등 3개 기업을 정교하게 분석했는데, 각각 7페이지로 구성돼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AI 애널이 3개 미국 주식을 반년 가량 학습했고, 이번에 첫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라며 “기업 실적 발표 후 5시간 이상 소요됐던 리포트 작성 작업이 5~15분 이내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AI 애널은 공시 시스템에서 주요 기업의 실적 데이터를 획득한 뒤, 주가 추이를 반영해 직접 초고를 쓰고 그래프와 표까지 그린다. 분기별 실적은 PER 등의 지표를 활용해 간단한 평가를 내리고, 동일 업종 기업들이나 주요 지수와 비교해 현 주가 상황도 알려준다. 아직은 인간 애널리스트처럼 실적 추정이나 매매 판단은 하진 못하고, 단순 팩트를 매우 빠르게 정리하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AI 애널 보고서를 인간이 어느 정도 감수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업계 종사자들이 많다”면서 “AI 애널이 쓴 보고서는 인간 애널리스트가 감수하긴 하는데, 1~2분 정도로 끝나며 영어 번역이 잘못된 부분만 다듬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람이 본격적으로 손대기 시작하면 교정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AI 특유의 어색한 문장도 거의 고치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공시 시스템이 디지털화되어 있어서 AI 애널이 분석하기 편한 미국 주식 분석에 AI 애널을 투입할 계획이다.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 분석과 달리, 정치와 사회 등 각종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투자 전략 부문에서는 AI 애널이 활약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애널은 팩트 전달 능력이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에 인간 애널리스트의 업무 부담을 많이 덜어줄 수 있다”면서 “현재 10개 종목만 다뤘던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20~30개까지 더 커버할 여력이 생기고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얻기도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