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성규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정책에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을 2조원쯤 팔아 치우고, 미국 주식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총 2조3780억원을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주를 집중 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5340억원)였다. 그 뒤를 SK하이닉스(4380억원), 네이버(1710억원), 셀트리온(1180억원) 등이 이었다.

국내 주식을 매각한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으로 상당 부분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총 5330억원쯤 순매수했다. 미국 주식을 4840억원쯤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일본 주식은 480억원쯤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스타벅스(1083억원)였다. 이어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를 각각 725억원, 690억원쯤 순매수했다.

이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쏠림은 국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실망감, 금융투자세 도입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