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의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17일 HLB 그룹 내 8개 상장사들이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오전 9시 45분 기준 HLB그룹의 지주사 격인 HLB는 가격제한폭(-30%)까지 떨어진 6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한가 팔자 물량에 2000만주 넘게 쌓여 있는 상황이다. HLB는 적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신약 허가 기대감에 힘입어 올 초 6조원대 시총에서 최근 12조5000억원대까지 몸집이 커졌다. 전날에는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총이 커지면서 지수를 추종해야 하는 연기금도 HLB 매수에 가담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연기금이 순매수한 금액은 520억원에 달했다.
이날 오전 HLB 그룹 내에 있는 다른 상장사 7곳(HLB제약, HLB이노베이션,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글로벌, HLB바이오스텝, HLB파나진)도 일제히 동반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전날 17조원에 육박했던 HLB그룹 시총은 5조원 넘게 증발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HLB 간암치료제 신약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높았었는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코스닥에서 시총 비중이 큰 HLB 그룹 상장사들이 급락하면서 이날 코스닥지수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0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1.4% 하락한 857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이날 HLB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간암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한 자사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 관련 CRL(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