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 소멸 위험 지역 지도를 보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8곳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2047년에는 전국 모든 지자체가 인구 소멸 위험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한반도미래연구원 보고서도 나왔다.

대도시 집중화 현상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 이와 관련해 최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의 재테크 명강에선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가 ‘한국 도시의 미래’를 주제로 3회에 걸쳐 강연했다. 고려대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김 박사는 고려대 일본연구센터 HK연구교수,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을 지냈다. 유튜브 등 여러 SNS와 방송에서 부동산 전문가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1부 ‘국제 정세와 부동산 시장’, 2부 ‘강남을 비롯한 대서울권의 미래’에 이어 20일 공개된 3부에서는 동남권과 중부권 메가시티 및 나머지 6개 소권역의 미래를 전망해봤다. 김 박사는 국제 정세와 행정 권역, 인구, 교통 등 네 가지를 미래 예측 포인트로 삼고 있다.

그래픽=양진경

◇“서울 핵심 지역 가치 안 떨어질 것”

메가시티 중 가장 확장 가능성이 큰 대서울권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시흥·안산·화성·평택·아산·서산·당진의 서해안 지역에 형성된 산업벨트까지 포함한 지역을 뜻한다. 김 박사는 “대서울권은 앞으로도 반세기 정도는 (한반도의) 중심성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김 박사는 “강남은 오로지 민간의 힘, 자본의 힘만으로 만들어진 도시”라며 “제2의 강남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국력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제2의 강남은 나오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남적 생활양식이 경부선·KTX·SRT를 따라 경기도를 넘어 충남 천안·아산까지 뻗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남에서도 더욱 주목받을 지역으로는 서초구와 강남구의 인접 지역과 탄천을 중심으로 하는 강남구·송파구의 인접 지역을 꼽았다. 그는 “아파트뿐 아니라 마이스(MICE·복합컨벤션사업) 같은 산업을 같이 끌고 가기 때문에 꽤 성공적으로 개발될 것”이라며 “강남구 지역이 뒤늦게 재개발한다 해도 이 지역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대서울권에서 호재로 언급되는 GTX(광역급행철도)에 대해서는 “마냥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철도를 아예 새로 놓는 지역과 달리 GTX-A 노선에서 삼성역부터 남쪽 지역은 기존 노선을 함께 쓰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처럼 천지개벽하는 효과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대구 위상 건재할 것”

김 박사는 동남권 메가시티의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동남권은 부산을 중심으로, 서남쪽으로는 전남 여수·순천·광양, 동북쪽으로는 포항·울산에 다다르는 범위다.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위 산업 인프라가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고, 대표 도시 부산의 경우 울산에서 인구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동남권은 튼튼하다”고 했다.

한편 김 박사는 “충청 지역 중부권 메가시티는 세종시를 통해 완성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이게 완성된다면 전북 익산이나 군산, 경북 상주나 김천까지도 포함할 수 있는 권역”이라며 “중부권 메가시티는 충청도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했다.

또 김 박사는 6개 소권역 중에선 대구 지역에 주목했다. 6개 소권역에는 ▲대구-구미-김천 소권▲동부 내륙 소권▲동해안 소권▲전북 서부 소권▲전남 서부 소권▲제주도 등이 있다. 그는 “대구는 앞으로도 낙동강 벨트의 핵심 지역으로서 한국의 군사 거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K2 군 공항이 빠져나가고 나면 동부 지역을 거점으로 돌아가는 대구 경제의 산업 중심이 더욱 강화되고, 향후 대구 동부에 있는 경산과의 통합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광주 공항이나 마륵동 공군 탄약고 이전 등 논의가 미적지근한 것에 대해서는 “광주 지역 정치인들이 다 같은 당인데도 합의가 안 되고 있다”며 “정치적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전남 서부 소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서해안 시대가 도래할지, 새만금 개발의 미래는 어떨지, 제주도 철도와 공항을 둘러싼 논란 등은 어떻게 전망하는지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