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너무 안 올라서 지난 주 다 팔았는데...”(회사원 A씨)
호실적과 주주 환원 기대감에 22일 현대차 주가가 전날보다 9.5% 급등한 27만7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최고가(2021년 1월 28만9000원)에는 못 미치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974년 1월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현대차 시가총액 순위는 코스피 4위(약 58조원)로 한 단계 뛰어 올랐다.
현대차의 9%대 깜짝 급등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개인들이 최근 한 달 동안 6800억원어치 팔아 치운 순매도 1위 종목이었다. 기업 실적은 좋은데 주가가 그만큼 오르지 않아 매도 버튼을 누르고 탈출한 것이다.
현대차는 작년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1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좋은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현대차 주가 급등엔 수소차 사업 확장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3일까지 열리는 청정 운송 수단 박람회에서 청정 물류 운송 사업을 중심으로 수소 상용 밸류체인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공장이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제 관료들과 만나 전기차·수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현대차의 2분기 실적 호조 전망과 주주 환원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생산이 급증하는 추세라면서 “2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현 주가를 한 단계 레벨업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근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추가 주주 환원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현대차는 주주 환원율을 40%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뿐만 아니라, 수소차 밸류체인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급등했다. 기아는 전날보다 3.93% 오른 11만89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두산퓨얼셀도 22% 넘게 급등한 2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선 범한퓨얼셀(7.77%), 에스퓨얼셀(6.99%), 에스에너지(8.41%) 등이 동반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