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걸 그룹 에스파의 첫 정규앨범 ‘아마겟돈’이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25개 지역 1위에 오르며 자체 최고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선공개곡 ‘슈퍼노바’는 국내 멜론·벅스·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퍼펙트 올킬’을 달성했고요.

또 다른 걸 그룹 ‘아이브’는 미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K팝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습니. 가수 아이유는 현재 홍콩·싱가포르 등 월드투어 중입니다. 지난달 26일 보이그룹 샤이니는 데뷔 16주년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왜 갑자기 대중음악 뉴스 브리핑을 하느냐고요? 이 모두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기 때문입니다.

걸그룹 아이브.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지난 15일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회사 최초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그다음 타자가 누구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만약 카카오엔터가 상장한다면 그 가치는 11조 3000억원으로 산정돼 현재 하이브 시가 총액(31일 8조 3304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카카오엔터에 눈길을 주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고요.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웹툰도 보유하고 있거든요. 과연 카카오엔터는 상장할 수 있을까요? 돈이 되는 여기 힙해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카카오엔터 주요 국내 계열회사 현황

회사주요 아티스트와 사업
SM엔터테인먼트에스파 등의 K팝 가수, 전현무 등의 SM C&C, 키이스트, 미스틱스토리 등
스타쉽엔터테인먼트아이브 등 K팝 가수와 배우 이동욱, 유연석 등
안테나방송인 유재석, 가수 이효리, 배우 이서진 등
BH엔터테인먼트배우 이병헌, 유지태, 김고은 등
숲엔터테인먼트배우 공유, 공효진, 전도연, 정유미, 수지 등
이담엔터테인먼트가수 아이유, 배우 신세경 등
하이업엔터테인먼트걸그룹 스테이씨
영화사 집영화 설계자, 브로커, 검은사제들 등
영화사월광넷플릭스 수리남, 영화 승부, 돈 등
오오티비유튜브 채널 전과자, 무이자, 세입자 등
다온크리에이티브웹툰, 웹소설 출판사

◇카카오엔터 수난시대

카카오엔터 상장은 카카오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이었습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19년 KB증권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아직 계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카카오에 있어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계열사입니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 카카오엔터는 K팝 가수, 배우, 방송인뿐만 아니라 영화·드라마·유튜브 제작, 웹툰·웹소설 등 다양한 사업군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한 점이 ‘SM엔터 인수’였습니다.

SM엔터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K팝 가수 뿐만 아니라 전현무 등 방송인, 미스틱스토리, 키이스트 등 방송·드라마 제작까지 모두 하는 기업입니다. 지난해 SM엔터 인수를 두고 카카오와 하이브가 피튀기는 경쟁을 벌인 일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샤이니 앙코르 콘서트. /SM엔터테인먼트

기업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적인 입찰 과정에서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한 후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번 SM엔터 인수 건은 승자도, 패자도 모두 저주에 걸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승자였던 카카오는 시세 조종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요. 하이브는 손해를 감수하고 보유 중인 SM엔터 지분 일부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지요. 그러다 보니 “SM엔터 먹으려다가 둘 다 쇳독 올랐다”는 우스갯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당분간 카카오엔터의 국내 상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 예측입니다. 아직 사법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았고, 쪼개기 상장 논란도 있습니다. 당장 카카오엔터가 상장한다면 이미 상장된 SM엔터의 주주들과의 이해관계 논란도 있습니다.

최근에도 카카오엔터는 끊임없이 이슈거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과 관련해서는 카카오엔터가 그의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고요. 암호화폐 관련 유튜버 오킹 논란에 대해서는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프로그램 ‘더 인플루언서’의 제작자가 카카오엔터인 것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아직 프로그램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오킹의 논란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피해가 적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카카오엔터 수난시대’라는 말도 나옵니다.

◇나스닥 상장은 가능할까?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네이버웹툰과 같이 나스닥 상장입니다. 카카오엔터가 올해 초 신임 공동대표로 권기수·장윤중을 임명한 것도 상장을 위한 시동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권기수 대표는 재무통입니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 당시 CFO를 맡았으며 2021년 카카오페이지·카카오M·멜론 합병 당시에도 시너지 센터장을 맡아 재무·경영전략을 총괄했습니다.

2021년에 카카오에 합류한 장윤중 대표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출신으로 미국 쪽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M과 카카오의 북미통합법인인 ‘SMKEA(SM & Kakao Entertainment America)’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해외 투어 중인 아이유. /EDAM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의 경우 나스닥 상장은 ‘득실’을 따져봐야 합니다. 미국 상장 및 유지를 위한 막대한 비용, 세금 이슈 등을 따져봐야 하지요. 물론 이 모든 득실은 카카오엔터 내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나올 경우 한 번에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각 사 아티스트의 글로벌 활동도 부쩍 늘어난 듯합니다. 지난해 데뷔한 SM엔터 소속 라이즈는 데뷔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9개 도시를 순회하는 팬콘서트를 진행합니다. 아이브는 미국 ‘롤라팔루자 시카고’ 출연에 이어 일본 도쿄돔 등 월드 투어를 시작하지요. 그들의 화려한 글로벌 행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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