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달러당 160엔’ 선 아래로 떨어지는 ‘수퍼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향후 엔화 가치 반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늘고 있다. 27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864.37원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원·엔 환율이 과거처럼 다시 100엔당 1000원대로 올라설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엔화 예금은 대표적인 엔테크(엔화+재테크) 수단으로 꼽힌다. 원화가 아닌 엔화로 국내 은행에 예금하는 것인데, 금리가 ‘제로’ 수준이라 사실상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언젠가는 엔화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며 이자 수익은 포기하고 환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거주자의 엔화 예금 규모는 100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다른 엔테크 방법으론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TIGER 일본엔선물 ETF’는 국내에서 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ETF로 엔선물지수를 따른다. 다만, 최근 엔저 현상에 따라 연초 대비 수익률은 약 -6%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100엔당 900원대에 엔화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엔화를 산 투자자들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윤지욱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팀장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고 있지만 과거 그래프를 보면 현재 엔화는 충분히 저점 수준”이라며 “엔화 환율이 올라가기만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엔화로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미 국채 ETF 등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향후 엔화 가치 상승과 더불어 미국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미국채 가격 상승에 베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엔화가 빠르게 강세로 전환하진 않을 위험성은 있다.
지금 엔테크를 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방망이를 짧게 가져가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 원·엔 환율의 변동 폭은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원·엔 환율 860~870원 정도에서 매수를 했다가 900원 정도에서 매도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함께 보면 좋은 영상